성공에도 법칙이 있을까. 미국 메이저리그와 NBA, 영국 프리미어리그 등 냉혹한 경쟁이 펼쳐지는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서 성공한 선수와 실패한 선수에는 특별한 물리학적 법칙이 숨어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포스텍(POSTECH) 정우성 교수와 미국 보스턴대 유진 스탠리 교수 공동연구팀은 ‘성공에 대한 마태복음효과의 양적-실증적 입증(Quantitative and empirical demonstration of the Matthew effect in a study of career longevity)’이란 논문을 통해 한국·미국·영국의 프로스포츠와 과학 석학들을 대상으로 성공의 법칙으로 통하는 마태복음효과를 증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초기의 과감한 지원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블루칩 투자 효과’를 내놨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회보(PNAS) 4일자를 통해 발표된다.
공동연구팀은 공간푸아송분포와 팻테일(fat tail) 현상을 이용, 미국 메이저리그 등에서 활약하는 선수, 최고의 과학저널에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연구진의 흥망은 물리학의 물질 성장 현상과 유사하며, 그 결과 데뷔 초기부터 많은 출전기회가 주어진 선수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블루칩 투자효과’로, 각종 상을 수상한 선수들 역시 초기에 많은 지원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가설 아래 모형을 재분석한 결과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연구팀은 또 네이처(Nature), 사이언스(Science)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석학급 연구자들에게도 이 ‘블루칩 투자 효과’가 적용된다는 결과를 내놨다. 연구 경력이 부족한 20~30대에 내놓은 연구성과가 세계적 석학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주요 변수라는 것이다.
정우성교수는 “경쟁이 치열한 분야일수록 유망한 신진세력들에 대한 과감한 지원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제2의 김연아, 박지성도 나올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운동선수는 물론, 국내 신진연구인력에게 많은 기회와 투자가 주어져 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을 앞당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용어설명
#마태복음법칙=마태복음 25장 29절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는 말에서 연유한 이 법칙은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경제력이나 사회학적 지위를 이미 얻은 사람이 더 많은 경제력이나 지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큰 현상을 가리켜 칭한 말이다.
#공간푸아송분포=푸아송분포는 발생확률이 작은 사건을 대량으로 관찰할 때 그 발생횟수가 만드는 분포를 의미하며, 사회에서 간혹 나타나는 현상, 어떤 시간 내에 몇 회가 우연히 발생하는 현상 등을 분석하는데 활용된다.
#팻 테일(fat tail)=정규분포함수와 비교했을 때 평균보다 양 끝의 영역 분포가 훨씬 큰 현상으로, 20%의 소수가 시장의 80%를 차지한다는 파레토의 법칙이 대표적인 팻 테일 현상이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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