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한 명의 대학생 주도로 ‘한국대학생IT경영학회’가 탄생했다. 기술이 급변할수록 IT와 경영이 함께 연구돼 발전해야 하고, 그것이 대학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학회 출범을 주도한 인물은 김원기 학회 이사장(26·연세대 컴퓨터공학·경영학)이다. 1년간 회장직을 맡다가 최근 4곳 지부 설립과 함께 이사장이 된 그는 3일 “중학교 때부터 ‘IT+경영’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고 학회 설립 배경을 당차게 말했다.
“IT와 경영 그리고 IT경영 분야에서 업무를 효율적으로 잘 처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IT지식은 있지만 경영마인드가 부족한 것을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주변에 사업하는 학생들이 경영에 대한 인식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그들에게 필요하고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요구된다고 보았습니다.”
학회 설립 후 참여한 회원 대학생들은 곧 IT기업 창업으로 이어졌다. IT경영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창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 학회에서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들을 초청해 강연회를 열고 또 창업보육센터가 보유한 창업정보를 서로 공유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창업 아이템과 과제를 내고 서로 연구하고 토론하는 시스템도 학회에 갖췄다. 김 이사장도 본인의 이름을 딴 ‘원기타운(ONEKITOWN)’이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프로젝트팀을 만들었다.
대학생 창업 활성화에 대해 묻자 ‘스타 창업자 등장’을 꼽았다. “미국에는 스타 IT경영 CEO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는 학생들에게 창업에 대한 동기부여 차원에서 큰 문제가 됩니다. 이들에게 동기부여를 위해서는 닮고 싶은 존재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도 스타 CEO들을 키우는 데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합니다.”
김 이사장은 독특한 이력 소유자다. 가까스로(성적 순 뒤에서 두 번째) 군자공고를 입학한 그는 전남 소재 4년제 대학에 진학 후 경원대를 거쳐 현재 연세대에 편입해 다니고 있다. 변화의 계기가 있었다. “대학 1학년 때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순식간에 가정형편이 나빠졌습니다. 그때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제 자신과 싸웠습니다. 낮에는 대학 공부, 저녁에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리고 새벽에는 편입을 위한 공부를 했습니다.”
그는 30대에 IT경영수석보좌관, 40대에 정보통신부 장관, 50대에 국무총리가 되겠다는 꿈을 말했다. 20년 후인만큼 정통부가 현재 사라진 것은 개의치 않았다. 김 이사장은 자신의 꿈을 말하면서 “우리나라에 영웅이 많아야 한다. 영웅들이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그 자신이 영웅이 돼, 많은 사람에 꿈과 희망을 주겠다는 메시지로 들렸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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