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오픈마켓 태풍의 눈 `NHN`(중)

 (중) 왜 진출하나

 

 네이버가 오픈마켓에 진출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수익성’ 때문이다. 포털 네이버는 압도적인 검색 시장 점유율로 광고 매출 등에서 성장세를 유지하지만 이전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추세다. 떠오르는 시장인 모바일에서도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면서 검색이나 콘텐츠 활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만 아직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다. 한게임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은 현상 유지가 가능하지만 새로운 수익원 발굴 없이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판단해 오픈마켓 진출을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 오버추어와 결별, 대형 고객 이탈 = 올해 네이버는 ‘오버추어’와 검색 광고 대행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2004년부터 이어온 동거에 종지부를 찍었다. 검색 광고는 일반적으로 해당 포털이 아닌 광고주와 포털 사이에서 검색 광고 대행사가 맡는다. 이 분야에서는 오버추어가 강력한 독점력을 발휘했다. 네이버 광고수익은 대행사인 오버추어와 일정 비율로 나눠 갖는다. NHN으로선 검색광고 매출의 20%를 오버추어에 수수료로 지급해야 하는 것이 탐탁지 않았다. 이에 대행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문제는 오버추어와 결별하면서 검색광고 사업을 NBP가 전담하면서 사업 초반 광고 수익이나 조회 수 감소 등이 불가피하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빠져나가는 만큼 채워 넣을 ‘새로운 동력’이 필요했다. 이를 오픈마켓에서 찾은 것이다.

 ◇ 인터넷 쇼핑업태 성장세 눈독 = 새해 인터넷 몰 시장 규모가 유통업 1위인 대형마트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내년 온라인 쇼핑몰 시장규모는 인터넷 몰 33조5000억원, TV홈쇼핑 6조4000억원 등 39조9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약 36조원으로 추정되는 대형마트 시장규모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 규모가 40~50대 인터넷 사용자의 증가와 스마트폰 확산으로 올해보다 20.8% 성장한 33조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네이버가 이를 놓칠 리 없다. 게다가 최근 SNS가 돌풍을 일으키며 소셜 커머스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것도 네이버가 ‘눈독’을 들이는 배경이다. 네이버는 막대한 자원을 투자해 SNS 서비스 ‘네이버미’ 서비스를 출시하며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결합한 인터넷쇼핑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 네이버와 오픈마켓과 새로운 경쟁 구도 = 네이버 행보가 가속화된 것은 11번가와 옥션 등 오픈마켓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점도 한몫했다. 이미 옥션은 ‘어바웃’를 시작하면서 ‘가격 비교’로 사업을 확장했다. 11번가도 모바일을 포함해 다각도로 포털 영역을 넘보고 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가만히 손 놓고 당하느니 자사가 가진 인프라와 노하우를 활용해 커머스 사업을 진행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더욱이 네이버는 결제중개 플랫폼인 SSO 체크아웃 서비스까지 마련했기 때문에 더 이상 주저할 것이 없다. 네이버 체크아웃은 여러 인터넷쇼핑몰에 회원가입을 하지 않고 네이버 계정으로만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전자결제(PG)와 배송까지 중개해 준다. 기존 네이버 회원은 체크아웃 페이지에 들어가 동의 절차만 거치면 된다. 사실상 오픈마켓 결제시스템의 밑단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