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0년 동안 원자력발전(원전) 80기를 수출하는 대역사가 시작됐다. 그 출발점이 된 2009년 12월27일. 정부 자금으로 원자력을 연구한지 50년, 국내 최초 원전인 고리1호기를 가동한지 30년 만에 우리는 ‘원전기술 독립국’ ‘원전산업 수출국’으로 당당히 일어섰다. 꼭 1년 전 우리나라는 총 40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경쟁레이스를 펼쳐온 프랑스와 미국·일본 컨소시엄을 깜짝 놀라게 했다. 어깨너머로 배운 원전기술을 완전히 우리 것으로 만들고, 한국형 원전을 독자 개발해 해외에 수출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수출국이 세계 5위의 산유국이다. 이 수출은 한국 원전산업의 르네상스를 여는 신호탄이 됐다. 지식경제부는 올 초 2030년까지 원전 80기를 수출, 원전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관련 건설·기자재·부품·시스템 등 직접 경제 효과만 수천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UAE에 이은 추가적인 원전 수출 노력은 올해 정부의 최대 역점 사업으로 이끌어져 왔다.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있는 터키 시놉원전을 비롯해,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인도·아르헨티나·아프리카 등에 대한 수출이 추진돼 왔다. 단 한 번의 수출경험도 없었기 때문에 1년 전 UAE 원전을 따낸 것이 더없이 값진 것이지만, 이제는 제2의 수출이 나와야만 장기적인 수출레이스에 시동이 걸릴 수 있다.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우리나라 원전 수출 경쟁력은 UAE 수주 전과 후로 갈릴 정도로 경험과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고 본다”며 “앞으로 더 많은 나라에 우리 원전이 알려지고, 퍼져나가도록 정부 노력과 관련기관 준비를 철저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전은 원전 수출에 대한 업무총괄 및 조정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사업 조직을 재편해 원전수출본부를 신설하고, 관련 인력 확충과 조직개편 방안을 정부와 협의 추진 중이다. UAE 프로젝트 주사업자로 첫 수주테이프를 끊은 실력과 저력을 발휘해 향후 제2, 제3의 한국형 원전 수출프로젝트의 선도 기관으로 뛰겠다는 전략이다. 또 한전은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해 UAE 프로젝트 컨소시엄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전력기술·한전KPS·한전원자력연료·두산중공업·시공사 사장 등으로 구성된 원전수출협의회에 구성, 운영함으로써 각 전략 국가에 대한 최선의 공략법과 수주로드맵을 짠다는 계획이다. 터키 원전 수주 과정에서 드러났듯, 일본 등 경쟁국의 견제는 더욱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일본은 자국 언론 등을 활용해 가히 직접 공격에 가까운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한전은 자체 조직은 물론 정부와 긴밀히 공조해 이 같은 경쟁국의 간계를 돌파해야 한다. 수주실적은 도전과 극복을 통해 쌓이게 된다. 향후 추가 수출이 이뤄지더라도 우리가 가만히 앉아서 이뤄낼 수 있는 여지는 없다. 2011년 신묘년 새해 둥근 해가 떠오르면 한전의 원전 수출 도전도 새롭게 다시 시작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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