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무당이 사람 잡고 어설픈 평가가 한 인생을 낙인찍는다. 지난 1년 동안 문제는 좀 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상사에게 괘씸죄로 걸린게 틀림없다. 억울하고 원통하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인사고과,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나눠먹기식이다. 그 희생양이 되어 승진과 연봉도 불이익을 받고 내일부터는 본사에서 교육까지 받으란다. 회사에 깽판 치고 상사에게 맞짱 뜨고 싶은 심정 뿐이다.
지도는 영토가 아니다.
진실과 인식은 늘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최소화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진실을 밝혀내자. 어디에나 평가는 있게 마련이고 언제나 결과가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몸무게를 잴 때, 간 수치를 잴 때, 인사고과 결과가 나올 때 의아하고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좀 더 진지해지고 좀 더 주목하게 된다. 밥을 조금만 먹으라고 아무리 소리질러도 그 말은 무시한다. 반면 ‘칼로리 수치가 2200을 넘었다’고 말하면 강도가 다르게 느껴진다. 건강을 생각해서 기름진 음식을 그만 먹으라고 말하는 것보다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250을 넘었다’고 말해야 귀담아 듣는다. 좀더 열심히 분발하라고 할 때보다 회사 평균 대비 D급이라고 명명할 때 충격을 받는다. ‘측정’할 수 있을 때 진지해지고, ‘측정’할 수 있을 때 달성할 수 있다. 현실을 받아들이자. 초라하게 실눈 뜨며 구차하게 변명하는 것을 멈추고 그 안에서 교훈을 건져내자.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면 털어 먼지 안나는 주머니 없다. 세상의 어떤 평가도 완벽하게 객관적일 수 없고 완벽하게 정확할 수 없다. 비판하고 우기라고 평가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개선하라고 평가하는 거다. 평가결과를 부정하는 것보다 좀더 멀리서 좀더 높은 시각에서 잠깐 멈추어서서 자신을 객관화하는 계기로 삼자. 그래야 진실을 밝힐 방도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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