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태양전지 사업 접는다

 효성이 태양전지 사업에서 손을 뗐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아직 신사업을 할 때가 아니며 기존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그룹 내부 판단에 따라 태양전지 사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효성은 2008년 6월 경기도 안양 중공업연구소 내에 태양광사업팀과 연구개발(R&D)팀을 신설하고 2년 6개월여 동안 태양전지 사업화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그룹 전략회의에서 태양전지 사업에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 과감하게 이를 접기로 결정했다. 효성은 사업팀과 R&D팀을 수개월 안으로 해체할 예정이다. 효성의 태양광 인력은 한때 30여명에 이를 정도였으나 이미 일부 인력이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기고 상당수는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효성의 태양전지 사업 포기를 기정사실화한 상태였다.

 효성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가장 큰 이유는 수직계열화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태양광 업계에서는 한 기업이 폴리실리콘부터 잉곳·웨이퍼, 태양전지, 모듈, 시스템까지 밸류체인상 모든 영역을 커버하는 수직계열화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수조원대의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신규 진입업체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효성 관계자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커질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에 수직계열화를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어렵다”면서 “대기업 입장에서 밸류체인상 어느 일부분만 사업화하기 어렵다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전자 업체들처럼 태양전지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연관 사업이 없는 효성으로서는 선뜻 선택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효성은 다만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여 온 태양광 인버터와 태양광 발전소 건설 사업 등은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또 태양광 보다는 스마트그리드와 전기차, 풍력 등 다른 녹색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