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 · 수요관리 민관 노력 구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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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은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에너지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와 업계의 노력이 구체화된 한해였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에너지구조를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모두의 인식을 바꿔 놓았다. 에너지절약이 산업이란 이름으로 재탄생했고 지금까지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던 해외자원 확보전은 전략적인 접근이 이뤄졌다. 특히 이들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면서 내년도가 더욱 기대되는 한해가 됐다는 평가다.

 ◇에너지위기, 수요관리가 해법= 에너지위기 극복을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에너지절약’의 필요성이 급부상했다.

 그동안 공급위주의 저가정책이 에너지정책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공급위주보다는 수요관리를, 저가정책보다는 적정가격을 통해 에너지절약을 유도하자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특히 과거 캠페인 수준에 머물렀던 에너지절약을 기술과 시장 메커니즘을 접목시켜 하나의 산업을 태동시키려는 정부와 업계의 노력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이라는 이름이 확실히 각인된 한 해였다. 제5의 에너지 불릴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에너지효율을 제고하고 여기에 비즈니스 모델 까지 접목 시킬 수 있는 ESCO가 정부가 추구하는 녹색성장에 부합하는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당장 새해부터 바뀌는 ESCO 정책자금과 제도만 보면 정부의 이러한 의지를 더욱 확실히 파악할 수 있다.

 정부는 2011년 ESCO정책 자금을 정부와 민간펀드를 합해 540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올해 1350억에서 무려 4배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또한 사업장·공장 등에 집중됐던 ESCO사업을 아파트 등 주거용 건물로 확대하기 위해 1만㎡ 이상 건물을 보유한 1090개 공공기관에 ESCO사업을 의무화하는 등 공공부문에서 대규모의 수요를 창출해 줬다.

 정부가 나서자 업계에서도 뒤를 따르는 분위기였다. 무엇보다 그동안 중소기업 위주의 사업 위주였던 ESCO시장에 대기업이 대거 진출하면서 민간 자금 유입이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GS건설·STX에너지·삼천리·지역난방공사 등 다양한 영역의 기업들이 특화된 기술과 사업모델로 ESCO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이와 함께 새해부터 정부가 ESCO자금 융자를 기존의 추천방식이 아닌 심사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어서 ESCO사업의 질적인 향상 또한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해외자원개발, 가능성을 봤다= 올해 정부의 예상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석유·가스 자주 개발률은 10%를 넘어서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 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석유기업 M&A·생산광구 매입 등 대형 프로젝트의 성사로 올 초 세웠던 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총 두건의 M&A를 성공시키면서 자주 개발률을 높이는데 앞장섰다. 최근 하베스트를 통해 캐나다 석유기업인 헌트오일의 상류 부문(개발 및 생산) 자산 100%를 6300억원에 인수했다. 캐나다에 총확인매장량 5100만배럴의 석유 및 가스 생산광구 등을 갖고 있고 하루 1만1460boe(석유환산배럴)를 생산하고 있는 헌트오일의 인수로 우리나라 석유가스 자주 개발률은 연말 기준으로 0.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

 석유공사는 이에 앞서 지난 10월 영국 다나를 비롯해 지난해 캐나다 하베스트와 페루 사비아, 카자흐스탄 숨베 등 굵직한 M&A를 성사시켜왔다. 정부는 새해에도 석유분야에만 9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어서 이러한 상승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가스공사 또한 최근 호주 GLNG 프로젝트 지분 15%를 인수했다. 2015년부터 우리나라 연간 소비량의 11%인 350만톤을 매년 들여오게 된다.

 가스공사는 이에 앞서 올해 1월 이라크 바드라·주바이르 유전개발 본계약을 체결하고 약 2억2000만배럴의 원유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광물분야에서는 볼리비아와의 리튬 산업화를 위한 공조 체제를 구축한 것이 큰 성과다.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세계 최대 탄산 리튬 보유지인 우유니 염호에서 리튬을 추출하고 이를 산업화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해외자원개발 투자실적과 성과가 미미한 것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다.

  

 ◆미니인터뷰-도경환 지식경제부 에너지절약추진단장

 “올해는 금융위기 이후 빠른 경기회복과 유례없는 한파와 긴 여름으로 에너지수요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만큼 강력한 에너지절약 시책이 중요한 한해였습니다.”

 도경환 지식경제부 에너지절약추진단장은 “올해 정부는 목표관리제를 도입, 47개 주요 기업이 한 해 동안 162만toe(석유환산톤)를 절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창호·지역냉난방 등을 도입한 ESCO사업을 통해 40% 절약을 유도한 정부과천청사를 비롯한 공공부문이 10월까지 9.2%를 절약했고 지난 1월 15.5%였던 민간부문의 에너지소비 증가율도 9월에는 3.2%까지 낮아졌기 때문이다.

 도경환 단장은 “다음 과제는 에너지절약이 국민의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첫걸음으로 내년에는 에너지절약을 산업화하고, 나아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정부는 이를 위해 ESCO산업 육성을 위해 정책자금을 1350억원에서 3900억원으로 확대하고, 1500억원의 ESCO펀드를 조성하는 한편, 임대아파트에 LED 교체, 난방개선 등 ESCO를 적용하는 ‘따사론’ 아파트 사업을 추진하는 등 에너지절약과 복지를 연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니인터뷰-정규창 해외자원개발협회 부회장

 “새해는 제4차 해외자원개발기본계획이 실행되는 첫해입니다. 주요 내용인 해외자원개발 서비스 산업의 육성이 제대로 추진돼야 하며 이를 위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제도정비, 정부지원이 필요합니다.”

 정규창 해외자원개발협회 상근부회장은 “해외자원개발 활성화를 위해서는 에너지공기업과 국민연금이 해외자원개발에 공동 투자하는 사례와 함께 성공케이스까지 나올 수 있도록 연기금 및 펀드 같은 민간자금의 투자 확대도 이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의 성과를 돌이켜 보자면 석유·가스 자주 개발률이 10%를 넘어선 것이 가장 눈에 띈다”고 밝혔다. 제도부문에서는 해외 광업권 투자 및 출자에 대한 세제 혜택의 일몰이 연장돼 업계의 짐을 덜어주었고 해외자원통합정보시스템구축 1단계 구축사업이 완료됐다. 정 부회장은 “연기금의 해외자원개발 투자확대를 위한 제도도 정비됐고 에너지공기업과 포스코 같은 민간 기업이 아프리카에 첫발을 내딛은 것도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다만 정부가 올해 추진한 민간기업의 해외자원개발 활성화가 목표에 미치지 못한 게 아쉽다면 아쉽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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