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억장이 무너지고 열불이 난다. 마음에 산사태가 일고 산불이 번지는 것 같다. 언질도 없이 모질게 좌천시킨 회사도 밉고 슬슬 눈치보며 동정의 눈길을 보내는 동료들도 밉다. 이런데도 구차하고 구질구질하게 빌붙어 있어야 하는건지 인재를 몰라보는 회사를 향해 당당하게 사표를 써야 하는건지 하루 밤에도 열두번씩 마음이 바뀐다. 아직 늦지 않은 건지 이제 늦어버린건지 점이라도 볼까보다.
스리쿠션으로 해고하려는 의도는 아닌지 냉정하게 점검하자. 나갈 때 나가더라도 회사의 의도와 계획은 알고 나가야 한다. 이 참에 회사에서 나의 위치와 전망을 객관화하는 계기로 삼자. 만에 하나 다른 정치적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마땅히 갈 사람이 없는데 제일 믿음직스러워서 좌천의 형태를 띠는 경우도 있고, 후계자로 육성하기 위해 연습시키려는 것일 수도 있고, 나쁜 상황일 때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관찰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움츠리고 난 뒤 튀어나가는 개구리처럼 우선 움츠리고 사태를 파악하자. 조직에선 모두가 납득되기 어렵고 모두에게 순리가 아닌 경우도 많다. 승진의 이유가 분명치 않아도 우리는 승진 임명장을 받는다. 마찬가지다. 좌천의 이유가 분명치 않아도 참고 상황을 지켜보자. 좋을 때 넘어가면서 나쁠 때만 나서면 안된다. 우리가 모르는 더 큰 의도와 기회가 있을지 모른다. 없다 하더라도 내가 더 큰 기회로 전환하면 된다. 위기는 기회이다. 이번 기회에 나를 만만히 보면 안된다는 점을 제대로 보여주자. 지나고 보면 그때 왜 그랬는지 알게 된다. 너무 높이 올라가서 추락하면 만회가 불가능하다. 이 정도 높이에서 견딜만한 충격으로 떨어졌으니 이제 이번을 거울삼아 재기의 칼을 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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