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중소기업, 국제표준화에 대한 인식 변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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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과 정보, 미디어 기술이 가속화되고 세계가 글로벌 지식기반 경제권으로 단일화 되면서 표준화(Standardization)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표준화는 단순히 국민 경제를 향상시키는 수단을 넘어 국내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과거의 표준화는 효율성·편리성·경제성 향상을 위한 기준으로만 여겨져왔다. 하지만 현재의 표준화는 다른 회사 혹은 다른 나라에 기술 진입장벽을 만들고, 더 나아가 세계시장에서 기술을 선점할 수 있게 함에 따라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들도 앞다퉈 표준화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기술 경쟁력이 부족한 국내 중소기업은 아직 국제표준화 인식이 낮고 국제표준화 기구에서의 활동도 미미하다. 고부가 창출이 가능한 전략적 원천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만 하는 중소기업에 사실 표준화는 양면적 의미를 갖는다. 즉, 기술 표준이 제품개발, 생산, 무역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고 나아가 국내외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는 반면에 선점된 기술 표준은 후발 기업에는 극복해야 할 기술 장벽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표준화 노력은 꽤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대부분 KS와 같은 국내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경제발전 초기 단계에 형성되었던 표준화를 통한 생산 효율성 제고수단이라는 과거의 인식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

 보유기술, 정보력, 투자여유, 세계화, 전문인력 등 여러 면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는 중소기업들에 국제표준화는 또 하나의 어려운 도전과제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제표준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지금, 우리 중소기업들도 이제는 국제표준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즉, 기술 표준이 단순히 생산효율성 제고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무한경쟁 시대에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뛰어 넘어야 하는 기술 장벽이라는 점을 깨달아야한다. 특히 대부분의 산업 특성이 아무리 우수한 기술도 표준으로 채택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기술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개발을 하기 전에 표준화를 선행 추진, 연구개발과 표준화 간 연계를 강화하는 선순환 연구개발 수행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중소기업은 시야를 넓혀 국제적 수준에서의 안목을 가지고 연구 및 기술개발에도 노력해야 한다.

 특히 최근 새롭게 부각하고 있는 녹색성장산업 및 융·복합 산업은 아직 확립된 국내 및 국제표준이 적기 때문에 국내 중소기업이 표준화에 참여,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아울러 국제표준화 기구로의 적극적 진출 노력을 통해 국제표준화 활동 영역을 넓히고 향후 국내표준을 국제표준으로 추진할 때 표준 제정자로서의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국제표준에 대한 자체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표준을 선점하는 나라가 시장을 장악한다’ ‘표준을 선점하는 자가 시장을 지배한다’ ‘표준은 힘이 세다’ 같은 말은 모두 표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국제표준화 선점 확보의 기회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똑같이 열려 있다. 국제표준화의 주도적 주체가 정부, 대기업, 연구기관이 아닌 중소기업 자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우리 중소기업도 이제 국제표준화 노력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김평수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 pskim@kp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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