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로 인사(人事)하고 라인에 따라 업무 준다. 뭐니 뭐니 해도 코드를 맞추어 라인을 타야 한다. 옳고 그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 편 네 편이 중요하다. 내 편이 하는 말은 틀리건 맞건 까라면 까고 덮으라면 덮는다. 남의 편이 하는 말은 전후좌우 확인 없이 꼬장부리고 태클이다. 광장에선 웃음 짓고 커튼 뒤에서 조작하는 회사 정치, 순진하게 무시했다가 큰코다쳤다.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보다 유력한 세력에 줄서는 게 안전하다는 점을 몰랐던 게 죄다.
세상의 어떤 사건도 순수하고 단순하지만은 않다.
순진한 진정성만으로는 2% 부족하다. 물론 서투른 꾸밈보다 치열한 성실함이 강하다. 음모와 작당을 멀리 하고 소신 있게 독야청청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처럼 소신 있는 치열함으로 무장한 게 아니라 둔해서 사태 파악 못한 경우라면 얘기가 다르다. TV 속에 등장하는 염증 나는 ‘정치’ 때문에 ‘사내정치’에 화풀이하고 있는가. 정치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서 없을 수 없다.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기 위해 사실을 해석하는 영역이 워낙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부각시키고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행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정치적 행동이 공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리사욕을 챙기기 위해서라면 문제겠지만 사회적 통찰력을 갖고 제대로 자신을 포지셔닝하는 수완은 업무 능력 못지않다. 문제는 지나치게 진실하거나 과하게 사용하여 일부러 조작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데 있다. 이제 등 돌리고 손가락질하지 말고 턱 괴고 생각해보자. 회사 홈페이지에 있는 조직도 말고 보이지 않는 조직도를 그려보자. 누구와 공식적인 협상을 해야 하고 어떻게 조정해야 하며 성사 시키기 위해 누구와 우호를 증진하는 동맹을 구축해 나갈지 구상하자. 나무만이 아니라 숲을 봐야 하고 판을 읽어야 새 판을 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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