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정덕희 · 안은숙 탱그램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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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는 디자인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안은숙 탱그램디자인연구소 대표(40)는 9일 “자기 색깔이 확실한 회사가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이제 설립한 지 3년째로 새내기 기업인 탱그램은 수많은 디자인 회사와 좀 다르다.

먼저 작은 기업이지만 대표가 두 명이다. 광고대행사 출신인 안 대표와 디자인 업무를 총괄하는 정덕희 대표(36)가 주인공이다. 안 대표는 주로 외부 업무를 챙기고 정 대표는 디자인 업무를 지휘한다. 삼성 디자인 멤버십 출신인 정 대표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글로벌 디자인 회사에 몸담았던 베테랑 디자이너. 대표라는 직함이 무색하게 아직도 직접 스케치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등 현업에서 뛰고 있다. 정 대표는 “공동 대표로 역할 구분이 확실할 뿐 더러 탱그램만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탱그램은 또 다른 기업과 달리 장비 욕심이 대단하다. 컴퓨터를 포함해 최고 장비만을 고집한다. 직원 30여명 정도로 규모가 작지만 디자이너만큼은 ‘일류’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다. 개인 디자이너 한 명이 활용하는 장비 가격만 1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안 대표는 “디자이너는 장비에 상당한 프라이드를 갖는다”며 “원하는 장비를 위해 일본까지 무박 출장을 갈 정도로 공을 들인다”고 말했다.

회사 외형을 위해 결코 무리하게 외부 사업을 벌이지 않는 점도 독특하다. 외형은 커질지 모르지만 디자인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삼성전자 협력업체인 탱그램은 주로 삼성전자·테크윈·에버랜드 등 삼성 관련 업무에 집중하며 결코 무리하게 외주 사업을 받지 않는다. 정 대표는 “알음알음 탱그램이 안팎에서 소문이 나면서 디자인 의뢰가 많이 오는 편이지만 오히려 고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사 지향점도 좀 다르다. ‘BX 디자인’을 목표로 회사를 설립했다. 정 대표는 “BX는 최근 관심이 높은 ‘사용자 경험(UX)’과 다른 개념”이라며 “사용자의 숨은 행동 양식과 사용 패턴을 염두해 둔 디자인을 말한다”고 강조했다. 탱그램은 BX 관점에서 최근 자체 상품을 내놨다. 아이패드용 ‘기능성’ 액세서리다.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말 그대로 사용자가 꼭 필요한 기능을 입혀 아이패드 자체의 효용성을 크게 높였다.

제품 개발을 위해 아이패드가 나왔을 때 미국으로 날아가 제품을 직접 구입 후 한 달 이상 사용한 경험을 토대로 개발했다. 안 대표는 “시범적으로 내놓은 첫 자체 브랜드 제품이지만 출시 후 반응이 좋아 다른 품목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탱그램은 이를 시작으로 디자인 외주 위주 사업에서 자체 브랜드 사업으로 회사 색깔을 점차 바꿔 나갈 방침이다. 정 대표는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아직도 국내에서 디자인 기업은 산업의 중심이 아니라 주변 기업에 머물러 있다”며 “세계적인 글로벌 디자인 회사 ‘아이데오(IDEO)’같은 기업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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