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나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해외 선진국에 비해 훨씬 높아 카드사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높은 수수료율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지므로 이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나 높다.
◇체크ㆍ직불카드 수수료, 유럽의 10배
9일 보험연구원이 내놓은 `국내외 지급카드 수수료의 특징 및 시사점` 자료와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체크카드 가맹점수수료율은 1.85%, 직불카드는 1.5%다.
이는 체크ㆍ직불카드 수수료가 0.15%인 네덜란드나 덴마크, 0.2%인 벨기에, 스위스 등에 비해 10배 안팎으로 높은 수준이다.
조사 대상인 11개 선진국 중 스페인만 유일하게 1.55%에 달했을 뿐 나머지 국가는 모두 1%에 훨씬 못 미쳤다.
2.08%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수수료율도 외국보다 높았다.
프랑스는 우리나라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0.7%였으며, 호주(0.8%), 덴마크(0.95%)도 1%에 못 미쳤다. 12개국 중 11곳이 우리나라보다 수수료율이 낮았다.
스위스는 2.8%로 우리나라보다 높았지만, 신용카드보다 더 많이 사용하는 체크ㆍ직불카드의 수수료율이 0.2%에 불과했다.
보험연구원 최형선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카드 수수료는 외국에 비해 높은 수준인 만큼 앞으로 지속적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체크카드 인하폭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 수수료 체계, 모순투성이"
국내 카드사들은 영업상의 비밀이라며 각 업종별 연체율이나 카드 수수료 책정 기준 등을 일체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해외 선진국에 비춰 볼 때 우리나라의 카드 수수료 체계는 모순투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단 체크ㆍ직불카드와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특징이다.
다른 나라는 체크ㆍ직불카드 수수료율이 신용카드보다 훨씬 낮아 1%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체크ㆍ직불카드는 이용자의 예금에서 결제가 이뤄져 자금조달이나 연체관리 비용이 안 들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1.85%, 신용카드는 2.08%로 별 차이가 없다. 올해 체크카드 사용액이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수수료는 요지부동이다.
신용카드 수수료율도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0%를 넘는다. 외국은 그 비중이 높은 미국이나 캐나다가 15% 안팎에 불과하다.
신용카드 사용이 많으면 규모의 경제로 인해 수수료율이 내려가는 것이 당연한데 다른 나라보다 더 높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녹색소비자연대의 이주홍 부장은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높으면 가맹점인 영세상인이나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이 높아져 소비자들도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높은 카드 수수료율로 인해 최근 인터넷 쇼핑몰 중에서는 카드 결제를 하는 소비자의 경우 현금 이체보다 제품 가격을 3% 이상 받는 쇼핑몰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우리나라는 외국보다 조달금리가 높고 소액결제 비중이 높아 단순 비교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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