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값 급락…IT株 랠리 기대에 `찬물`

국제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면서 정보기술(IT) 종목이 일제히 내렸다.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첫번째 월요일인 `사이버먼데이`(29일)에 IT 제품의 온라인 소비가 늘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남아있지만, 반도체값 하락이라는 직접적인 악재가 불거지면서 주요 종목들이 급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30일 증권업계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의 주력 메모리인 DDR3 1Gb(기가비트)의 11월 하반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22달러로 상반월(1.41달러)보다 13.5% 낮아졌다.

최근 일본 반도체업체 엘피다가 감산 결정을 했지만 실제 공급 감소로 이어지려면 시일이 걸리는 데다 PC 수요가 크게 살아나지 못하면서 D램 가격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종목인 삼성전자[005930]와 하이닉스[000660]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당장은 실적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하이닉스에 `경고등`이 켜졌다.

KTB투자증권 최성제 연구원은 하이닉스에 대해 "D램 가격 하락에 따른 영향이 4분기 실적으로 전이되고 있다"며 "메모리 가격이 추가로 내리면 실적이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이선태 연구원도 "연말까지 DDR3 1Gb 가격이 1달러선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나 비메모리 부문으로 메모리값 급락을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는 만큼 하이닉스가 받는 충격이 더 직접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닉스는 5.24% 급락세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도 1.20% 내렸다.

미국의 연말 쇼핑수요 기대에 강세를 보였던 다른 디스플레이 종목들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3.30%, 삼성전기[009150]는 0.79%, LG이노텍[011070]은 1.14% 내렸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0.48% 강세를 보였음에도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1.38% 하락했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지난 금요일 `블랙프라이데이`의 현장 매출이 크게 늘지 않았지만 온라인 판매 등을 감안하면 소비 심리는 괜찮은 편"이라며 "사이버먼데이 실적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높은 기대치에 못미치다보니 실망 매물이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종목의 주가 급락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나왔다.

키움증권 김성인 IT총괄 상무는 "메모리 가격은 12월에도 추가로 하락하고 나서 바닥을 형성할 것"이라며 "가격 하락으로 국내 업체가 적자를 낸다면 대만 업체들은 아예 문을 닫아야 할 상황으로, 국내 업체에는 되려 대형 호재"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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