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프론티어 연구성과 대전]기초 · 원천기술 국가대표 연구성과 한자리에

신성장동력 혹은 미래의 먹거리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누구나 IT를 비롯해 환경기술(E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등을 쉽게 떠올린다. 하지만 이들 기술이 실제로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기까지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튼튼한 기초연구와 원천기술이 기반이 돼야 한다. 이는 2~3년의 단기 연구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21세기 프론티어)은 이러한 전략기술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개발, 2010년대 초반까지 세계 정상급 기술력을 확보하고 고부가가치 신산업 창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됐다. 지난 1999년 시작돼 2013년까지 이어지는 21세기 프론티어에는 2009년까지 석·박사를 포함한 연구인력 8만478명이 참여했다. 투입된 금액은 민간투자를 포함해 총 1조5757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빠른 속도의 성장을 위해 산업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단기 응용 연구개발 위주로 흘러왔던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계에서 21세기 프론티어는 목마른 기초·원천기술 연구의 숨통을 틔워주는 ‘가뭄 속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10년이라는 비교적 긴 사업기간도 논문을 내는 데 급급한 연구가 아니라 기초에서 응용,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순환구조를 실현 가능케 했다.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단에 참여하고 있는 강태욱 서강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기초·원천기술 연구개발에 대한 ‘묻지마 지원’을 펼치는 문화가 자리 잡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21세기 프론티어가 기초연구에 큰 힘을 보탰다”고 말했다.

성과도 좋다. 세계 최초로 40나노 32기가 낸드플래시 CFT를 개발하고 당뇨병 치료제인 보글리보스를 산업화하는 등의 산업적 성과에서부터 우리나라 연구진이 개발한 줄기세포 분화 방법이 국제 생명공학계에서 표준 프로토콜로 채택되는 것과 같이 기초연구계의 위상을 드높인 쾌거도 나왔다. 수치로 보면 특허출원 6672건, 등록 3028건 등 다량의 지식재산을 확보했다. 기초연구 성과의 척도 중 하나인 SCI 논문은 국내 977건, 국외 7679건 등 총 8656건이 나왔다.

16개 사업단으로 시작한 21세기 프론티어는 현재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자원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 등 4개 사업단이 종료했다. 나머지 12개 사업단은 내년부터 2013년까지 순차적으로 종료된다. 종료 이후에는 혁신형 의약바이오 컨버전스 기술연구단·탄소순환형 차세대 바이오매스 생산·전환 기술연구단·현실과 가상의 통합을 위한 인체감응 솔루션 연구단의 3개 사업단으로 구성된 ‘글로벌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이 새로이 시작된다. 글로벌프론티어사업단 선정에는 7명의 국가과학자가 총동원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1일부터 잠실 롯데호텔에서 이틀간 열리는 ‘2010 프론티어 연구성과대전’은 이러한 연구성과의 정보를 공유하고 21세기 프론티어의 성과를 글로벌 프론티어로 이어가기 위한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장이다. 올해로 3회째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분야별로 총 56건의 21세기 프론티어 우수성과가 발표된다. 발표될 연구성과 중에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이학주 한국기계연구원 박사의 ‘초소형 피치를 갖는 프로브카드용 수직형 멤스(MEMS) 프로브 및 조립기술’, 수자원지속적확보기술개발사업단의 ‘물탐정 코난-돌고 도는 물을 찾아라’ 등 흥미로운 주제도 포함됐다. 이들 우수성과에 대해 국내외 기술 수요기업의 궁금증 해소와 상용화 지원 등을 위한 일대일 기술마케팅도 함께 열린다.

또 21세기 프론티어와 글로벌 프론티어의 만남을 주제로 한 간담회가 열려 우리나라 기초·원천기술 연구개발의 로드맵을 그려볼 예정이다. 간담회에는 이조원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장 등 3명의 사업단장과 글로벌프론티어 사업단장, 송지용 프론티어성과지원센터장,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이와 함께 2006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로저 콘버그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정재승 KAIST 교수·이영무 한양대학교 에너지공학과 교수·박철호 미국 SBI 부사장 등 국내외 학계·산업계 인사가 두루 참여해 강연하는 ‘플레너리 세션’도 함께 진행돼 기초·원천기술 연구개발의 선진화 방향에 대한 논의의 장이 마련된다.

윤헌주 교육과학기술부 기초연구정책관은 “2010 프론티어 연구성과대전은 분야별 최신 기술의 정보교류, 협력의 기회를 제공하는 장”이라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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