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보(Tivo)의 시대 저문다

한때 미국에서만 5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TV 관련 업계를 주름잡았던 디지털비디오녹화(DVR)서비스 ‘티보’의 위세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IPTV, 훌루, 넷플릭스에 이어 구글과 애플의 TV 서비스 등 강력한 경쟁자들의 도전으로 설 자리를 잃었다.

28일 외신들에 따르면 티보는 지난 3분기 206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지난 2분기 648만달러에 비해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3분기까지 티보는 7분기 연속 적자를 냈고 그 폭은 계속 커지고 있다.

특히 2006년 500만명을 넘어섰던 티보 가입자는 분기별로 10만명 이상 줄어들면서 2009년 말 270만명대로 떨어졌다. 가입자 수가 줄면서 매출액 역시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런 티보의 몰락은 경쟁사들의 거센 도전 때문이다. ABC, NBC, 폭스 미국 메이저 방송3사가 만든 인터넷 방송서비스 ‘훌루’는 서비스 시작 1년6개월만에 동영상서비스 점유율 2위에 올라섰다. DVD렌탈서비스 ‘넷플릭스’도 가격 인하로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케이블방송업계 역시 웹 기반 TV 서비스 ‘TV에브리웨어’를 무료 제공하고 있다.

부두, 로쿠, 아마존VOD 등도 눈에 띄는 경쟁자다. 통신사들의 IPTV 서비스와 함께 구글과 애플이 경쟁적으로 선보인 셋톱박스형 인터넷TV도 결국엔 티보를 위협하는 존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티보는 애플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미 다른 업체들도 제공하는 서비스인 만큼 파급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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