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김치

본격적인 겨울을 앞두고 집집마다 가장 큰 행사는 김장이다. 가을에 접어들면서 채소 값 급등으로 걱정이 태산 같았지만 요즘은 다시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부담이 덜어졌다. 그래도 김장은 가정의 연중 대소사 가운데 매우 중요하다.

과거에는 겨울철에 신선식품을 구하기 어려워 김장 김치로 풍부한 식이섬유와 비타민, 젖산 등 영양소를 섭취했다. 요즘은 언제 어디서나 영양가 높은 식품을 구하기 쉽지만, 김치가 갖는 항균, 항암작용, 당과 콜레스테롤 흡수를 저하시켜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 등은 무엇도 따라올 수 없다.

한의학적으로 각종 김치재료로 쓰이는 채소들은 모두 고유의 성미(性味)를 갖고 있다. 그 의미를 알고 즐긴다면 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 배추는 성질이 서늘하고 맛이 달다. 따라서 생배추는 열이 있는 체질의 사람에게 음식을 소화시키고, 가슴의 열을 내리며, 술로 인한 갈증을 푸는데 도움을 준다.

본초강목에서는 ‘채소 중에 배추는 늘 먹기에 가장 좋지만, 많이 먹으면 냉병이 생기는데 생강만이 풀 수 있다’고 했다. 김치를 담글 때 생강, 마늘, 고추 등 맵고 따뜻한 성질의 양념을 가하면 배추의 차가운 성질이 없어지기 때문에 누구나 먹기 좋다. 배추 김치는 대장의 기운이 잘 통하도록 해주기 때문에 변비치료에 좋고 대장암 예방 효과도 있다.

무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맵다. 소화시키는 효능이 매우 좋아 예로부터 밀가루 음식을 먹고 체했을 때 무를 먹곤 했다. 폐기(肺氣)를 내리고 담음을 없애기 때문에 기침, 가래가 있을 때 더욱 좋다. 기를 내리는 효능 때문에 몸이 허약한 사람은 많이 먹지 않아야 한다.

갓은 성질이 따뜻하며 맵고 아린 특유의 향취가 있다. 이런 성미가 코를 시원하게 통하게 하며 기침과 숨이 찬 것을 멎게한다. 속을 따뜻하게 해주므로 몸이 찬 소음인들에게 좋다.

부추 또한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매운데, 양기(陽氣)를 보하는 효능이 좋다.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해줘 몸이 찬 사람에게 좋다. 열이 많은 체질은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