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협동연구센터]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설정선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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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설정선 상근부회장

글로벌 성공신화의 출발점

‘영원한 1인자는 없다’는 말이 있듯 IT 분야만큼 그 영향력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영역도 없다.

한때 스마트폰 운용체계의 80%를 차지하며 독보적 위치에 있던 노키아의 심비안은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의 급부상으로 존폐의 위기를 맞고 있다. 얼마 전 미국의 투자전문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파이낸스는 조만간 붕괴될 수 있는 시장 거품 10가지를 발표했는데, 이 가운데 현재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애플이 포함되기도 했다.

이 같은 급속한 변화는 곧 시장기회가 그만큼 열려 있다는 의미기도 하고, 또 이러한 시장기회는 탄탄한 기술력이 준비되었을 때 비로소 찾아온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현재 세계 검색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이 바로 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에 등극한 좋은 예이다. 구글은 야후나 알타비스타 등이 이미 검색 시장을 차지하고 있던 1998년, 후발 주자로 시장에 진입했다. 구글의 창립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선발자들이 마케팅 경쟁을 벌이던 시기에 오로지 검색 엔진 기술력만으로 승부를 걸었고, 그 결과 3년 만인 2001년에는 야후를 제치고 구글을 검색 시장 1위에 올려놓았다.

IT협동연구센터(IT-CRC)는 1998년 구글이 그랬던 것처럼 오로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변화무쌍한 IT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것도 지방이라는 어려운 환경조건 속에서 말이다. IT협동연구센터는 2004년도 KT와 SK텔레콤이 1000억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출연해 지역별 6개 대학에 연구센터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충북대, 강릉원주대, 경북대, 동아대, 동신대, 제주대 등 6개 지역 대학을 기반으로 한 연구센터들은 지난 6년 동안 해당 지역 고유의 IT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까지 이뤄냈다.

특히, 글로벌 기업이나 거대 기업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지역의 특성이 반영된 IT 분야를 개발해왔다는 점에서 연구센터들의 기술과 제품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우리 고유의 문화를 디지털 콘텐츠로 변환하고 재현하는 기술이나, 문화재를 재난으로부터 지킬 수 있게 도와주는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바로 그것이다.

IT협동연구센터는 지방이라는 불리한 환경조건을 오히려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만들어 냈다. 최근 UN 산하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는 ‘우수특허기술 사업화 성공사례’로 강릉원주대 연구센터를 선정하기도 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IT협동연구센터의 경우는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일깨워 준다. 이 때문에 IT협동연구센터는 특화된 기술 경쟁력으로 급변하는 IT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희망을 준 좋은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앞으로 IT협동연구센터들이 오늘의 성과를 바탕으로 흔들리지 않는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여 구글과 같은 글로벌 성공 신화를 만들어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