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출 씨(30)와 안영옥 씨(29) 부부는 올해 7월 밀폐용기 기술개발 벤처기업인 ‘스크류엔락’을 창업했다. 의욕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자금조달 과정에서 알아야 할 복잡한 제도와 기금의 활용 노하우가 없던 그들은 벤처7일장터 문을 두드렸다.
벤처7일장터에서 만난 김 대표는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창업자들은 큰 그림은 있지만 디테일한 부분의 정보와 노하우가 크게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부분에서 선배 선도벤처기업가나 세무·법무 전문가 등의 멘토링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기업에 대한 멘토-멘티 연결 사업으로 벤처기업협회(회장 황철주)가 진행하는 ‘벤처7일장터’가 호평받고 있다. 매월 첫째 주 수요일 열리는 벤처7일장터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노하우가 절실한 스타트업기업에 ‘가뭄의 단비’나 마찬가지다.
지난주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린 제6회 벤처7일장터에도 처음 정해놓은 멘티의 수 60명을 초과한 신청자가 몰렸다. 참가자들은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에서부터 이른바 ‘죽음의 계곡’에 이른 벤처인까지 스타트업기업의 전 범위에 포진해 있다.
허영구 벤처기업협회 부장은 “멘티의 절반 정도는 예비창업자고, 나머지 절반은 다양한 단계의 기업인”이라며 “원하는 멘토링 내용에 대해 사전신청을 받아보니 60% 이상이 자금 조달의 문제에 대한 노하우를 원했다”고 말했다.
멘토링의 내용도 단순히 큰 그림을 제시해주기 보다 전문성이 깊고 자세하다. 기술·세무·법무·경영·자금 등 각 분야 실무 전문가들이 멘토로 나서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에 설립된 기업인 아이보리코스트의 박지영 이사는 “일본과 콘텐츠 등의 거래를 추진하고 있는데, 국제 조세법상 걸리는 부분과 저작권료 원청징수 계약 사항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멘토로 참여한 20명의 선도벤처기업인과 각계 전문가들은 교통비 정도만 제공받으며 반나절을 장터에서 꼬박 보냈다. 시간이 곧 돈인 기업인과 컨설턴트에겐 자원 봉사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멘토 중 한명인 심재희 엔텔스 대표는 “특히 사회적 네트워크가 부족한 젊은 창업가들에겐 자문을 구할 곳이 정말 없다”며 “벤처7일장터 같은 체계적인 멘토링 사업이 없을 땐 개인적 관계에 의해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날 6명의 스타트업 기업인들에게 투자와 조직구성, 시장확보방안 등에 대한 경험을 전수했다. 특히 무리한 내부 조직 확장을 꾀하려는 한 후배 기업인에겐 “어느 정도 회사의 규모가 확대될 때까진 마케팅 분야는 외부 조직으로 가져가야 할 것”이라는 조언도 했다.
김성민 메모렛월드 이사는 벤처7일장터에 이날로 5번째 멘토로 참가했다. 이때까지 치러진 총 6회중 금융분야로 특화했던 한 번을 제외하고 전부 참석한 것이다. 김 이사는 주로 자금 조달을 위해 정부의 각종 지원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하지만 그가 멘토로 꾸준히 참여하는 것은 그것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김 이사는 “200억원이 넘는 업체를 운영해 나가고 있지만 항상 불안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멘토링을 통해 협업하고 투자할 수 있는 파트너나 기술력을 가졌지만 알려지지 않은 신생회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멘토에게도 벤처7일장터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해 주는 셈이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하루에 이뤄지는 수십 개 멘토링이 직접 성과에 연결되지 않지만 1년, 2년동안 꾸준하게 지속된다면 분명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어>스타트업(Start-Up)기업=혁신형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초기 창업 기업을 지칭한다. 갓 창업한 곳부터 본격적인 시장 개척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죽음의 계곡(Death Valley)’ 단계에 위치한 기업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코스닥 상장이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이전 단계로 기존 벤처와는 차이가 난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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