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뱅킹 세금물린다…기존가입자 소급적용 논란

금융상품 가운데 몇 개 남지 않은 비과세 상품인 골드뱅킹에 대한 과세 방침이 확정되면서 은행과 가입자들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신규 가입자뿐 아니라 기존 가입자의 과거 이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하기로 하는 `소급 과세 방침`은 큰 논란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 배당소득 vs 매매차익=기획재정부는 금통장 과세 방침과 관련해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에 충실했다는 입장이다. 골드뱅킹 과세는 규정 신설 없이 기존 규정에 대한 유권해석을 통해 결정됐다. 구체적으로 재정부는 골드뱅킹을 통한 이익이 배당소득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은행이 가입자의 의뢰를 받아 금을 구입했고 운용 과정에서 이익이 발생해 이를 가입자에게 나눠줬으니 배당소득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배당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규정상 배당소득에 포함되는 항목은 일일이 열거되지 않고 해석에 맡기고 있다"며 "골드뱅킹을 통한 이익은 수익 배분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골드뱅킹은 전적으로 가입자 판단에 따라 금을 구입해 차익을 내는 것일 뿐 어떤 운용 과정이 개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식처럼 골드뱅킹도 금을 사고팔아 이익을 내는 것"이라며 "매매 차익을 배당소득으로 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 소급 과세 큰 논란될 듯=가장 문제되는 부분은 소급 과세다. 예를 들어 2003년 가입자라면 2009년 2월 4일 이전에 발생한 이익은 과세되지 않지만 이후 발생한 이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한다. 특히 2009년 2월 4일 이후 통장을 해지하고 이미 이익을 실현한 사람도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2003년 통장을 개설한 뒤 올해 6월 통장을 해지한 사람은 2009년 2월 4일부터 올해 6월까지 발생한 이익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정부는 소급 과세 시점을 2009년으로 한 것은 이때부터 `개인이 일정한 법적 요건을 갖춘 집합투자기구로부터 분배받은 이익은 매매 및 평가손익 종류를 불문하고 배당소득으로 과세한다`는 소득세법 시행령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세 방식은 원천징수다. 이에따라 앞으로 은행은 골드뱅킹 발생 이익에서 세금을 뗀 뒤 남은 이익을 가입자에게 돌려주게 된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비과세를 믿고 가입한 사람에게 기존에 발생한 이익에 대해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통장을 해지한 사람에게까지 일일이 연락해 세금을 받아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기획재정부는 은행들이 임의로 비과세를 한 것이니 은행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당연히 받았어야 할 세금을 받지 않은 것을 바로잡은 것"이라며 "새로 규정을 만들어 과세하는 것이 아니니 소급 과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소급 과세를 어떻게 할지도 논란의 대상이다. 인출 시점에서 얻은 이익을 기간별로 분할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 시장 혼선 우려=과세 결정에 따라 앞으로 큰 혼란이 예상된다. 은행권 골드뱅킹 가입자는 8만9000명, 10만계좌에 달한다. 이들이 보유한 금은 총 7t가량으로 금액으로는 3500억원을 넘는다. 가입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받아 금값이 폭등하면서 최근 크게 늘었다.

금융권은 금 유통 시장이 혼탁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 유통 시장이 많이 양성화됐는데 과세 방침이 내려지면서 다시 밀수 등이 기승을 부릴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과세 방침에 따라 골드뱅킹 시장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종합과세를 내는 고소득층의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과세 결정이 내려졌지만 금 투자에는 골드바(금괴)보다 골드뱅킹이 여전히 유리하다는 것이 은행 측 설명이다. 골드바를 구입할 때는 구입 금액 자체에 대해 10%의 부가가치세를 내야 하지만 골드뱅킹은 이익 중 15.4%를 세금으로 내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박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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