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테크] 다시점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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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제공중인 3D 멀티앵글 서비스

‘고등학생 A군이 좋아하는 걸그룹이 TV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기뻐하며 TV 앞에 바짝 다가 앉았지만 답답하기 이를 데 없었다. A군이 좋아하는 가수는 걸그룹의 B양인데, B양이 카메라에 좀처럼 잡히지 않는 것이다. A군은 여기에서 TV의 한계를 느낀다며 툴툴거렸다.’

내가 원하는 각도에서 피사체를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영상의 한계다. 양방향 방송이 시작됐다고는 하지만, 내 마음대로 카메라까지 조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미래에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는 ‘다시점 방송’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청자가 원하는 각도에서 장면을 비춰볼 수 있다면 더욱더 실감나는 방송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스포츠 경기에서는 그 효과가 배가된다. 축구경기의 예를 들면 카메라는 볼을 끌고 가는 몇몇 선수들만 비추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청자는 때로는 전체 경기를 먼 시점에서 조망하고 싶을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수비 선수들을 보고 싶을 때도 있다. 또 때로는 환호성을 지르며 응원을 하는 관객들의 모습이 궁금할 때도 있다.

사람이 고개를 돌려 각각의 장면을 보듯 여러 각도에서 스포츠 경기를 즐길 수 있다면, 더욱더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이러한 다시점 방송 시도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9월 KT가 스카이HD와 공동으로 3D 멀티앵글 서비스를 개발, 쿡TV에서 시범서비스 했다. 이후 IB미디어넷도 자사의 IPTV 전문 스포츠채널인 IPSN을 통해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중계방송에 ‘라이브 멀티 앵글 서비스’를 도입했다.

KT의 쿡TV를 통해 이 채널은 원하는 앵글 몇 개를 리모컨으로 선택해 시청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여러 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된 영상을 시청자가 직접 선호하는 카메라를 선택해 볼 수 있는 입체형 서비스다. 음악공연의 경우 무대 전체를 볼 수도 있고 특정인만 촬영한 영상을 골라 볼 수도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방송 로드맵에도 다시점 방송이 들어가 있다. 여기에 디스플레이의 발전이 곁들여진다면, 더욱더 실감나는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시청자를 중심으로 디스플레이가 360도(최소 180도)를 둘러싸고, 시청자가 고개를 돌려 보는 곳마다 각각의 각도에 해당하는 영상이 펼쳐지는 것이 진정한 다시점 방송이다. 정부는 미래에 이런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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