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마련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9일 기획재정부와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G20 재무차관들은 8일 오후 코엑스에 모여 서울 선언문 초안을 검토하면서 각국 입장을 개진했다.
G20 재무차관들은 최근 주요국의 환율분쟁이 불거지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국제공조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상수지의 과도한 흑자와 적자를 제한하는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은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 강력히 반발해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독일은 자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월등한 수출 경쟁력 때문이지 환율 조정 등에 따른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G20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와 적자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4% 이내에서 관리한다’는 기존의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중재안의 큰 틀은 유지한 채 일부 원유 생산국과 과다 흑자국의 경제 사정을 충분히 감안한 문구를 첨가해 각국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 주제는 금융개혁으로 돼 있었으나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을 포함한 핵심 쟁점이 주를 이루면서 새벽까지 이어졌고 9일 오전 다시 모여 환율 문제를 포함한 금융개혁, 국제금융기구 개혁, 글로벌금융안전망, 금융 소외계층 포용 방안 등을 논의했다.
G20 재무차관들은 지난달 경주 G20 재무장관 코뮈니케에서 명시한 ‘시장결정적 환율제도 이행’과 ‘경쟁적인 통화절하 자제’라는 기본 합의를 바탕으로 각국의 경제 사정을 고려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골격을 만드는 데 치중했다.
G20 차관회의 기간에 지속 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해 각국이 제출한 정책 목표에 대한 종합 평가 및 향후 행동 계획 그리고 각국별 권고 사항을 담은 ‘서울 액션 플랜’에 대한 최종 검토 작업도 이뤄졌다.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개발 이슈를 담은 ‘코리아 이니셔티브’는 이미 국제통화기금(IMF) 대출 제도 개선과 개도국을 위한 다년간 플랜이 확정된 상태라 서울 선언에 포함하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
권상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