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시장이 대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27일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올해 들어 ESCO 면허를 새로 취득한 대기업은 모두 5개다. 지난 19일 면허를 취득한 LG전자를 비롯해 STX에너지 · 롯데정보통신 · GS건설이 상반기에 면허를 취득했으며, GS파워는 올해 초 이미 ESCO사업에 뛰어들었다.
2008년 귀뚜라미범양냉방, 2009년 현대건설만이 ESCO 면허를 취득한 것과 비교하면 대기업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이처럼 대기업이 ESCO사업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것은 시장 규모가 양적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내년도 ESCO자금은 6000억원 규모로 올해보다 4배가량 늘어난다. 또 공공부문의 ESCO사업 의무화 등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기존 사업과 ESCO사업의 연계가 어렵지 않아 신사업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어 앞으로 대기업의 시장 진출은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STX에너지는 현재 추진 중인 발전사업 부문을 기반으로 사업장 증기 회수 및 재활용 부분에서 ESCO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에너지진단 전문 1종 기관으로 지정받고 관련 분야 인력 양성사업을 추진하는 등 발 빠르게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GS건설은 건물 리모델링 · 플랜트 분야에서 공정개선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중으로 향후 사업 방향과 수익모델을 수립해 허창수 GS 회장에게까지 보고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냉난방설비시스템 개선을 통한 에너지효율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정부도 대기업이 주도하는 ESCO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내년도 자금 운용지침 개정 작업을 추진 중이다. 먼저 현재 단일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ESCO자금 한도(500억원)를 없애고 사업 건수 당 최대로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도 150억원에서 250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내년도 ESCO자금 운용지침에 반영할 계획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 ESCO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면 민간자금 유입으로 인한 시장 확대 효과를 얻을 수 있고, 국민들의 관심을 촉발시킬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내년도 ESCO자금 6000억원 가운데 중소기업에 4500억원이 배정돼 있어,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현재 큰 걱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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