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패널 가격하락 연말까지 갈듯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삼성전자ㆍLG디스플레이의 LCD패널 수장들이 시황이 여전히 어려우며 연말까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과 장원기 삼성전자 LCD사업부 사장은 4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1회 디스플레이의 날` 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권 사장은 LCD패널 시황을 묻는 기자들에게 "지금 바닥에 근접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대해서 "2013년께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사장 역시 권 사장과 다르지 않은 시각으로 시장을 보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LCD패널)시장이 수급에 따라 움직였는데 지금은 재고에 좌우되는 상황"이라며 "3분기가 바닥으로 보이며 4분기에도 비슷한 상황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세트(완제품) 수요가 좋으면 내년 1분기 중 (시장이)회복되고 세트 판매가 안 좋으면 최악의 경우 내년 하반기까지 어려운 상황이 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장 사장은 11세대 패널 준비 상황에 대해 "기술 설비 등도 준비된 상황이지만 시황을 보면서 생산 여부를 결론내릴 것"이라며 "올 4분기가 될지 내년 상반기가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4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CD패널 가격은 TVㆍ노트북PC용 등을 막론하고 5~6월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LCD TV용 37인치 패널 가격은 5월 248달러 수준이던 것이 9월에는 216달러까지 하락했다.

이 같은 가격 하락세는 공급 과잉에서 불거졌다. TV 등 세트업체들이 올해 초 경기 회복세와 수요 증대를 낙관하고 재고를 많이 쌓아놨으나 유럽 경제위기 등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됐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업체에도 6월께부터 정상 수준 이상으로 LCD패널 재고가 쌓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감산도 이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들어 `풀가동` 수준이던 가동률을 7월께부터 90%대로 낮췄다. 한국에 비해 기술ㆍ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대만 업체들은 가동률을 60~80% 수준까지 내렸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업계의 실적 악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이런 가격 하락세가 4분기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고 내년 1분기 가서야 반등할 수 있다는 예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 대비 80% 감소한 1433억원 수준에 머무르고 4분기에는 영업적자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희석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직도 TV세트업체들이 패널 재고를 상당히 많이 갖고 있다"며 "4분기에도 패널 가격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현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도 2분기에 비해서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삼성전자의 4분기 LCD패널 실적에 대해 적자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급 과잉과 이에 따른 감산이 업계에 번지고 있지만 한국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이를 활용해 경쟁사인 대만 업체들과 격차를 더욱 벌리며 시장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한국 업체들의 감산율이 대만 업체들보다 적기 때문이며 이는 기술ㆍ가격경쟁력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 김규식 기자/황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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