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는 지난달 15일 차세대 프로젝트인 BIT(Business & Information system Transformation) 킥오프 행사를 갖고 공식적인 일정에 돌입했다. BIT 프로젝트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과 곧 착수할 예정인 빌링, 고객관계관리(CRM), 데이터 웨어하우스(DW), 운영지원시스템(OSS) 구축을 모두 포함한다.
총 3단계로 나뉘어 2014년 상반기까지 진행될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차세대 시스템 구축이 아닌 KT의 비즈니스를 글로벌 ICT 리더로 진화시킨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특히 ERP 등의 핵심 시스템들은 패키지 솔루션의 수정을 최소화해 내년 말까지 모두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수정작업을 줄이려는 이유는 KT의 프로세스를 최대한 글로벌 표준에 가깝게 변화시키기 위해서다.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내부 프로세스가 먼저 글로벌 표준이 돼야 한다는 판단인 것이다.
◇하나 된 시스템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지난해 KT가 KTF와의 합병 이후 고민했던 것은 하나의 시스템을 통한 근본적인 서비스의 품질 향상과 효율화였다. 겉으로만 통합된 시스템으로는 사용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T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시스템 통합과 신 시스템 구축을 위한 블루프린트 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을 통해 고객의 이해 · 경험 향상, 신속한 상품출시, 컨버전스 사업 선도, 원가 경쟁력과 상호 협력 강화 등의 주요 목표 이행사항들을 도출했다. 무엇보다 유무선 컨버전스 환경에 능동적이고 민첩하기 대처하기 위해서는 경영시스템과 마케팅, 상품, 서비스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편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으로 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차세대 프로젝트 명칭이 비즈니스와 정보시스템의 동시 변환을 뜻하는 BIT로 명명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KT가 BIT 프로젝트를 통해 비즈니스 측면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바는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경쟁력을 높여줄 유연한 서비스 플랫폼 확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IT 부분에서 유무선 개별 시스템의 통합을 진행해야 했다.
KT 최고정보책임자(CIO)인 표삼수 사장은 “지금까지는 IT가 신상품 출시나 요금과 서비스의 변경 등 비즈니스의 변화 속도에 일일이 대응하기가 어려웠다”며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IT에 각각의 상품과 조직별로 운영되는 사일로 시스템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KT는 우선 유무선 시스템과 영업계, 운영계의 IT를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통합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KT가 선택한 방법은 검증된 패키지 솔루션에 내재돼 있는 기능과 프로세스를 최소한의 수정작업을 거쳐 KT에 접목하는 것이다. 커스터마이징 개발 방식에 의한 일정 지연과 투자비 증가 등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프로세스를 과감히 제거하기 위해서다.
◇수정작업 줄여 시간 비용 최소화=KT는 영역별로 글로벌 표준 패키지 솔루션을 도입할 계획이다. 표준화된 프로세스와 데이터, 하드웨어 구축을 위해서 텔레콤이탈리아나 프랑스텔레콤 등 글로벌 통신 사업자의 비즈니스 혁신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표 사장은 “이런 곳들은 국가의 유선전화 사업자가 민영화된 후 해외로 진출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혁신의 형태가 비슷하다”며 “이 사업자들은 커스터마이징 최소화로 구축 시간과 비용을 단축했고 글로벌 패키지를 통해 선진화된 프로세스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KT는 현재 프로세스혁신(PI)이 진행 중인 ERP 시스템 구축 사업에서도 국내 규제와 관련된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ERP 솔루션을 본래 기능에 가깝게 그대로 사용할 계획이다.
SAP 솔루션을 선택한 이유는 재고와 공급망 관리, 미수납 관리 등의 기능이 다른 솔루션보다 통신사에 적용하기 용이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빌링과 CRM을 포함하는 빌링지원시스템(BSS), OSS 등 이달 초 선정이 예정돼 있는 패키지 솔루션도 ERP와 마찬가지 관점에서 선정할 계획이다.
BIT 프로젝트는 빅뱅이 아닌 단계적인 통합 전략으로 수행된다. ERP와 CRM 등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요구하면서 통합이 시급한 영역들은 내년 4분기까지 예정돼 있는 1단계에서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OSS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데이터 웨어하우스(DW), 서비스 딜리버리 플랫폼(SDP)도 내년 말이면 모두 완료된다.
연이어 진행될 2단계는 2013년 1분기까지 진행된다. 현재 옛 KTF의 차세대시스템인 엔스텝(N-STEP)에서 지원되고 있는 모바일 상품의 주문처리와 빌링 시스템을 신규 시스템에 통합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유무선 통합 분석 체계 고도화도 동시에 진행된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일반 유선전화(PSTN) 등 기간계 시스템에 수용되지 않는 상품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3단계 프로젝트는 2013년 1분기부터 시작해 2014 상반기가 되면 KT의 BIT 프로젝트가 긴 여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표>KT 차세대 프로젝트 개요
<인터뷰>표삼수 KT 사장
“우리는 패키지 솔루션의 수정작업을 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돼 있습니다. 세계화를 위해서는 글로벌 패키지에 담긴 프로세스에 KT의 프로세스를 짜 맞춰야 합니다. 수정 작업이 줄어들게 되면 프로젝트의 위험요소도 줄어들게 되고 전체적인 비용과 시간도 줄일 수 있습니다.”
표삼수 사장은 인터뷰 내내 수정작업 최소화, 프로세스 세계화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 두 가지의 키워드에 KT BIT 프로젝트의 사상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전사적자원관리(ERP) 패키지 솔루션으로 비교적 커스터마이징이 어려운 SAP 솔루션을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즉 SAP 솔루션에 담긴 프로세스가 KT가 추구하는 혁신의 방향에 잘 들어맞았다는 얘기다.
KT의 업무 프로세스는 아직도 예전 공공기관 시절의 습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도 큰 변화가 일어나기 쉽지 않다는 게 표 사장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세계화를 위한 진정한 혁신을 위해서는 시스템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KT의 프로세스와 직원들의 인식을 세계화에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KT는 BIT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솔루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외 사례를 참고했다. ERP 프로젝트의 PI 사업자도 브리티시텔레콤, 버라이존, KPN, 텔레포니카 등 최근 혁신 작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통신사들의 CIO와 CFO의 인터뷰를 통해 사전 조사를 실시해서 후보 업체를 찾았다. 세계에서도 앞서가는 ICT 업체가 되겠다는 KT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표 사장은 “BIT 프로젝트는 기존에 KT가 추진했던 부분적인 혁신에 그치지 않고 프로세스와 조직, 제도, IT 인프라의 전 영역을 포함해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사업”이라며 “임직원 공감대 형성을 위한 다양한 변화관리 프로그램과 각 사업별로 강력한 교육체계 구축을 추진해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 짓겠다”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