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채널 선택권 제한해선 안된다"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채널 `신설`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채널 신설이 중소기업 활성화와 직결되지 않으며 심지어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29일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TV홈쇼핑 정책 진단 토론회`에서 송종길 경기대 교수는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도입정책과 관련하여 승인을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며 “그러나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도입 이슈는 먼저 시청자 복지 관점에서 볼 때 세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송 교수는 우선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의 귀결점이 TV홈쇼핑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내 소매업태별 판매 규모에서 TV홈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2% 내외에 불과하다는 것. 그는 “중소기업 활성화는 TV홈쇼핑을 포함한 다른 유통사업자와의 관계, 중소기업 내부의 상품개발 역량, 중소기업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 등이 조화를 이뤄야 가능하다”며 “TV홈쇼핑은 제한된 시간 내에서 한정된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모든 중소기업 상품을 소개할 수 없어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TV홈쇼핑의 주 고객인 시청자의 시청권 보장에 대한 의견도 처음으로 나왔다. 홈쇼핑 채널을 신설하는 것은 시청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송 교수는 “TV홈쇼핑 채널은 유료방송 매체를 통해 송출되는 여러 채널 가운데 하나”라며 “시청자가 유료방송에 가입한 이유는 TV홈쇼핑 채널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채널을 시청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TV홈쇼핑 채널이 늘어날수록 시청자가 시청할 수 있는 채널선택의 폭은 줄어들며 이는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케이블TV 채널에는 지상파 5개 채널 외에도 공공채널과 공익채널 각 3개, 보도채널 2개, 종교채널 3개, 지역채널 1개와 5개 TV홈쇼핑 등 사실상 의무편성 채널이 21개에 이른다.

이 외에도 송 교수는 소비자의 충동구매에 따른 과소비 문제,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채널 도입에 앞서 기존 TV홈쇼핑 사업자의 중소기업 활성화 노력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 등을 제시했다.

한편, 정부의 홈쇼핑 추가 선정 공약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연내 사업자 신청 및 선정 절차를 준비 중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