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하다 실패했다고 해서 그 최고경영자(CEO)를 그대로 도태시켜서는 안 됩니다. 실패야말로 기업가가 새롭게 변신할 좋은 기회이자 성장할 수 있는 훌륭한 밑거름이기 때문입니다.”
내년부터 새로 시작하는 대덕특구의 향후 5년에 대한 중장기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임창만 대덕연구개발특구본부 기술사업화센터장의 소신이다.
임 센터장은 26일 “사업을 하다보면 시장 진입 시기를 잘못 판단하는 등의 전략적인 실수가 있을 수 있고, 그때마다 실패한 기업인이라고 낙인찍어 방치한다면 기업가는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며 “대덕특구도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재도전이라는 기조 위에 `기술사업화 벨트` 그림을 새로 그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센터장은 지난 1980년대 말 상공부(현 지식경제부) 재직 당시 100억원대의 연구개발(R&D) 사업을 집행하기 위한 공공기술 수요 발굴을 시작으로, 지금은 모두 통폐합된 산업기술평가원과 한국기술거래소에서 기술이전 및 산업기술 정책을 입안하던 기술사업화 전문가다.
“특구본부와 연구기관 거버넌스(지배구조)를 들여다보면 구조적으로 연결고리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대덕특구는 결국 단순 기업지원 창구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임 센터장은 대덕특구가 수행하는 연구소 기업의 가치평가 업무를 예로 들며 “단순한 업무지원에서 과제발굴과 기획, 평가, 시제품 제작 및 제품화, 양산화로 이어지는 기술사업화 벨트 개념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외부사업과 특구사업간 연계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정부가 됐든 민간이 됐든 연구과제를 기술개발서 사업화까지 `원스톱 패키징`으로 묶어보자는 취지다.
“기업의 R&D 투자비를 분석해보면 초기 기술개발과 제품화에 100을 기준으로 각각 10이 투입되는 반면 양산화에는 90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이 나중에 자금난을 겪는 이유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기초연구와 응용개발, 제품화를 모두 동시에 기획해놓고 만들어가야 합니다.”
임 센터장은 국내 출연연의 더딘 융 · 복합화 속도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융 · 복합화 과제를 수행하는 센터를 만들 때 과제에 참여하는 모든 연구원이 무조건 같은 건물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조건을 단다는 것.
“싱가포르 정부는 서로 다른 분야의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같은 공간에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본 것이죠. 아무리 화상회의 시스템이 발달하더라도 같은 공간에서 같이 고민하지 않고는 진정한 융 · 복합이 어렵다고 봅니다.”
임 센터장은 “출연연구기관이든 기업이든 개발을 위한 개발은 더 이상 안 된다”며 “대덕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서는 연구만을 전문으로 하는 연구전문 기업 제도 도입도 검토해 볼 만 하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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