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에 첫 작성된 `국가기술지도`가 8년째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아 `낡은 기술지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원래 기술지도를 도출할 당시만 해도 3년에 한 번 정도는 중간 점검을 하기로 했었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중간 검토가 없었다고 한다. 미래기술 발전 방향을 제시해야 할 국가기술지도가 바이오 · 나노 · 환경 · IT 등 최신 융합기술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니 심각한 문제다.
등산이나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지도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안다. 산 속에서 길을 잃거나 처음 가는 도로를 달릴 때는 지도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정부기관들이 내놓는 IT 미래기술 전망이나 산업기술 로드맵 역시 결국엔 우리 경제를 먹여 살릴 산업과 핵심기술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도를 만드는 작업이다. 특히 기술이나 제품 분야 로드맵은 `차세대 IT ·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예측`이자 `미래 시장 수요에 부응한 기술개발 가이드라인`이 된다. 결코 `밥 먹으면 배부르다`거나 `아니면 말고`식의 내용을 담은 미래 상상도(想像圖)가 아니다.
일반지도와 마찬가지로, 국가기술지도 역시 정확한 방향과 주요 지형 · 지물만큼은 분명하게 표시해야 한다. 구체적이고 상세한 내용까지 담겼다면 더욱 금상첨화다. 그래야 순간의 실수로 잘못된 길에 들어서더라도 지도를 확인하고 다시 올바른 방향으로 수정해 갈 수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곧 현재를 읽는 작업이다. 그리고 현재를 읽는 것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변화를 이해한다는 의미다. 미래에 대한 예측은 빗나갈 수도 있다. 그러나 곧 다가올 미래 모습에 눈을 감고 있는 안일한 태도가 문제다. 국가기술지도를 총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손질할 수 있는 방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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