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가 쏟아진다…제2 모바일전쟁 스타트

지난 5월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 있는 시스코 본사. 태블릿PC와 선으로 연결된 손톱 크기 카메라를 얼굴에 대자 화면에는 3차원 피부 조직이 떴다. 엔터키를 누르자 샘플 영상이 샌프란시스코 시내 병원 담당 의사가 들고 있던 태블릿PC로 전송됐다. 퇴근길에는 이 태블릿을 꺼내 에어컨을 원격으로 제어하고 집안 곳곳을 확인한다. 이는 시스코가 기자에게 보여준 태블릿PC(시어스)의 실제 시연 장면이다.

30일 청강문화산업대학 1학년 김 모씨는 태블릿PC 하나만 들고 수업에 들어갔다. 강의 중 교수가 퀴즈를 내면 트윗으로 답을 보냈다. 교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앱`을 통해 학생들의 답을 점검했다. 이 학교가 시범적으로 추진하는 스마트캠퍼스 교육의 실제 장면이다.

한나영 청강문화대 교수는 "태블릿PC 등장으로 본격적으로 모바일 캠퍼스가 가능하게 됐다"며 "이 분야도 한국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태블릿 캠퍼스를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회 전반에 `태블릿PC`발(發) 모바일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아이폰을 선두로 한 스마트폰이 1차 모바일 혁명을 일으켰다면 `키보드 없이 손가락으로 터치하거나 펜으로 글씨 쓰듯 입력하는` 태블릿PC가 2차 모바일 혁명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태블릿PC는 `이동성(모빌리티)`에 초점이 맞춰진 스마트폰과 달리 `소파형 기기`로 불릴 정도로 고정된 장소에서 사용하기 적합하다. 이 때문에 교육, 의료, 미디어, 홈네트워크, 게임 등 전 산업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KT가 30일 국내 최초로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7인치) `아이덴티티 탭`을 선보여 태블릿PC 모바일 혁명의 불을 댕겼다.

이 제품은 전자책, 웹서핑, 문서 확인ㆍ편집, 멀티미디어 재생, 트위터와 미투데이 등 SNS,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기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기능들을 통합했다. 인터넷TV인 쿡TV의 리모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어 다음달 1일 삼성전자와 도시바 등은 독일 베를린 IFA(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에서 7인치 `갤럭시탭`을, 일본 도시바가 10.1인치 `스마트패드`를 선보인다. LG전자는 오는 4분기 8.9인치 디스플레이에 최고급 사양을 갖춘 제품을 내놓고 팬택, 모토롤라, HTC, 레노버, 에이서, HP 등이 잇달아 태블릿PC를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전자 갤럭시탭은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기대를 모은다. 갤럭시S와 아이폰을 내놓고 벌이는 양사 전쟁이 태블릿PC에서도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 시장에선 삼성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를 비롯해 애플, 구글 등 10여 업체가 싸우고 있다.

이와 달리 태블릿PC 시장에서는 전세계 휴대폰ㆍPC제조사, IT기업 등 30여 개사가 일대 전쟁을 벌일 태세다.

업계에서는 장시간 배터리와 멀티 터치기술이 발전하면서 태블릿PC 전성기가 도래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기존 PC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도구였다면 태블릿PC는 동영상ㆍ음악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소비와 휴대성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IPTV나 스마트폰과 달리 태블릿PC는 밖에서는 개인적인 용도로, 가정 내에서는 개인+가족 용도로 활용하는 범용 단말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시장조사기관(가트너, 딜로이트)은 전 세계 태블릿PC 판매대수는 2011년 판매량 1700만대, 시장 규모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내년 100만대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매일경제 유진평 기자/손재권 기자/황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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