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란 수출입거래가 전면 중단되기 이전인 4월에 신용장을 개설한 A사. 하지만 A사는 사전에 매입 계약이 체결된 것이 없다는 이유로 신용장 매입을 거절당했다.
#2 신용장으로 수출 계약을 체결한 B사는 이란제재법 발효로 신용장을 오픈하지 못해 수억원 상당의 재고가 쌓여가고 있다. B사는 구매처 발주분이 계속 입고하고 있어 자금운용이 매우 막막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파악한 미국 이란제재법 발효 후 피해 사례다. 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중기중앙회가 이란 수출중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56%가 이란제재법 발효 후 피해를 봤다고 밝혔으며, 전체의 30% 이상은 `이미 거래가 중단됐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이란 수출 중소기업 피해 확산에 정부가 긴급 처방에 나섰다. 금융위원회 · 지식경제부 · 중소기업청은 25일 `이란 관련 피해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골자는 이란제재법으로 경영애로를 겪고 있는 수출 중소기업에 대해 패스트트랙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투입하는 것.
구체적으로 이란과의 교역 피해가 확인된 기업 중 회생가능성이 큰 기업에 대해서는 기존 융자된 중소기업진흥기금의 원금 상환 기한을 1년 6개월 유예한다. 또한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 금리는 연 3.7~5.4%로, 기간은 3년, 한도는 5억원 이내 신용대출이다.
이란과 교역하는 기업이 패스트트랙 프로그램을 신청할 경우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 10억원을 한도로 65~75%의 보증을 서는 특별보증을 시행한다. 은행권은 또한 신규대출, 기존 여신 만기연장 등을 통해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존 수출보험 가입거래의 사고통지시 무역보험공사가 신속한 보상심사를 거쳐 보험금을 지급, 수출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완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무역보험공사가 기업은행과 양해각서(MOU)를 교환, 피해기업에 대한 기업은행의 특별자금 대출시 신속한 보증을 지원하고 보증료도 인하하도록 했다. 정부는 은행권에 대해서도 수출환어음 매입애로, 결제대금 입금 지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존 여신의 만기 연장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수출환어음 매입대금이 정상적으로 입금되지 않을 경우 거래 기업에 매입대금 상환기간 연장을 허용하도록 했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무역협회에 애로센터를 설치해 기업애로 사항 청취 · 해결에 나선다. 은행연합회에도 은행권의 기업지원 대책반을 운영키로 했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국제통상실장은 “이달 초 조사에서 많은 이란 수출 중소기업들이 어려워 했으며 지금은 상황이 더 악화했을 것”이라며 “이들 중소기업들의 자금압박이 심한 상황에서 정부가 신속하게 나서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는 업계의 의견 수렴을 통해 추가 건의 사항이 있는지를 파악할 계획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이란 교역규모는 97억4000만달러였다. 교역업체 수는 2142개사로 교역규모 100만달러 미만 중소 수출업체가 80.9%를 차지한다. 이란 수출비중이 50% 이상인 중소기업은 277개사며, 이란 수출기업의 13.7%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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