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을 제치고 한국 업체들이 대활약하고 있는 프리즘 필름 시장이지만 최근 중국·대만 업체들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다. 대만 업체들은 자국 LCD 패널 업체는 물론이고 문화·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도 예고됐다. 이 밖에 중국 본토 업체인 카이신썬그룹도 올 연말을 기점으로 광학필름 라인 본격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트북용 프리즘 필름은 대만 유브라이트의 시장 점유율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8년 1분기만 해도 단 한 곳의 LCD 패널 업체에도 프리즘 필름을 양산 공급하지 못했다. 불과 2년 만에 노트북용 프리즘 필름 시장 점유율이 31%로 높아졌다. 유브라이트는 대만 AU옵토일렉트로닉스(AUO)가 사용하는 노트북용 프리즘 필름의 70%,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에는 40%를 공급 중이다. 삼성전자도 자사 사용량의 35%를 이 회사로부터 구매하고 있다. 2008년 1분기 시장점유율 5.2%에 그쳤던 대만 감마도 지난 1분기 점유율이 19%로 개선됐다. 유브라이트·감마·이펀 3사만 합쳐도 노트북용 프리즘필름 점유율이 60%를 넘어 이 분야는 사실상 대만 천하가 구축됐다.
특히 취약했던 고부가가치 제품인 TV용 프리즘필름 시장도 소량이지만 대만 업체들이 침투하기 시작했다. 지난 1분기 기준, 32인치 이하 TV용 제품 시장에서 감마가 10%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유브라이트는 4%를 달성했다. 양사 모두 불과 2년 전까지 TV용 제품은 단 한 모델도 공급하지 못했다. 대만 광학필름 업체들이 아직 32인치 이상 대형 제품 공급에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 속도를 감안하면 언제 국산 업체의 점유율을 잠식할지 알 수 없다.
한편, 최근 중국 본토 업체인 카이신썬이 광학필름 라인에 대대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도 시장 참여를 본격화했다. 카이신썬은 올해 8개 라인, 내년 6개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올해 설치될 라인의 본격 양산 시점은 올해 말께로 예상된다. 특히 이 회사가 국내 업계로부터 관련 인력을 대규모로 수혈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 간 미묘한 긴장감도 형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기술력은 선진 업체들에 뒤지지만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급속도록 높일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은 고휘도·대면적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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