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시판이나 커뮤니티 등에서 한심한 인간들의 한심한 작태 등을 묘사할 때 쓰는 말. ‘병신스러운 맛’의 줄임말이다.
네이버 오픈사전에 따르면, 초기에는 주로 디씨인사이드 등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아마추어 만화들 중 내용이 이상하거나 어색한 작품을 비방하는 의미였다. 웹툰, 온라인게임, 게시판 등 인터넷 특유의 문화에 탐닉하는 성향을 언급할 때 주로 쓰나 최근엔 일반적인 문화 콘텐츠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주장을 강하게 비난할 때 쓴다.
’찌질하다’라는 표현보다 더 강력한 비판 또는 경멸의 뜻을 담았다. 인터넷 게시판에 여러 사람이 병맛 나는 글을 계속해 올리거나 별 거 아닌 주제로 싸움이 붙을 경우 ’병림픽’ (병신들의 올림픽)이 펼쳐진다는 표현을 쓴다. 대개 정치에서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놓고 점잖은 토론과 논쟁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댓글과 반박글이 계속 달리고 참여자가 늘어나 애초 주제는 잊혀지고 말꼬리 잡기와 감정 싸움만이 남으면서 건전한 논쟁은 사라진다.
웹툰 작가 이말년은 병맛을 예술로 승화시켜 대중에 널리 알린 병맛 아트의 개척자로 꼽힌다. 대개 찌질한 캐릭터들이 별 것 아닌 문제로 갈등을 겪거나 어처구니 없는 과제에 도전하다 갖가지 말도 안 되는 이유들로 문제가 증폭되는 과정을 거쳐 급하게 병맛스러운 결론을 짓는 ‘기-승-전-병’의 구조를 취한다. 웹툰 ‘마음의 소리’로 유명한 조석도 병맛 만화의 거장으로 꼽힌다. 특별한 줄거리 없이 흘러가는 개그에 병맛을 곁들인 카툰이 돋보인다.
과거에도 알맹이 없는 인터넷 게시물에 ’병신을 설레게 하는 리플’ (병설리)을 다는 댓글 놀이가 유행하는 등 ’병신’과 연계된 인터넷 신조어의 뿌리는 깊은 편이다. 장애인 비하 행위라는 문제도 제기된다. 하지만 일상에서 장애인을 ‘병신’으로 지칭하는 경우가 거의 사라진 상황에서 ‘병신’이란 표현은 단지 인터넷 세계에서 더욱 강한 부정의 뜻을 전하는 강조 어구일 뿐이라는 반론도 있다.
* 생활 속 한 마디
A: 김과장이 올린 새 사업 기획안 봤어?
B: 그걸 기획안이라고 올렸나? 병맛이던데...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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