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대수에서 취향까지 모두 달라…
이통사들이 스마트폰 환경 변화에 숨가쁘게 적응하고 있는 가운데 이동통신 3사의 최고경영자(CEO)의 주머니 속에 실제 어떤 스마트폰이 들어있는지 관심이 모아진다.
KT 이석채 회장은 개발 때부터 애정을 쏟아 부은 스마트폰을 고집스럽게 사용하며 ‘뚝심’을 지키고 있다.
정만원 SKT 사장은 마케팅 전략이나 협력 상대에 따라 휴대폰을 바꾸는 멀티 전략을 쓴다.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은 스마트폰의 장점을 뽑아낸 고성능 휴대폰으로 스마트폰에 버금가는 속도를 즐긴다.
KT 이석채 회장은 평소 삼성전자와 KT가 공동개발한 쇼옴니아(SPH-M8300)를 쓴다. 쇼옴니아는 KT의 3W(WCDMA+와이파이+와이브로) 네트워크 전략을 구현한 첫 결과물이자 유무선통합(FMC)의 상징이었다. 때문에 그가 아이폰3GS가 국내에 상륙한 이후에도 쇼옴니아의 판매를 계속 독려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가 ‘쇼옴니아’라는 팻네임 대신 ‘SPH-M3800’으로 광고하며 ‘홍길동’으로 만들었다고 밝힌 것도 이 스마트폰에 걸었던 자신의 기대와 다른 현실에 섭섭함을 드러낸 것이다.
이 회장은 “총 4회선 중 2개를 주로 쓴다”며 “다른 스마트폰으로는 LG전자의 ‘안드로-1(LG-JH5200)’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나는 상대에 따라 관련된 휴대폰을 들고 나가 고객을 행복하게 한다는 정만원 SK텔레콤 CEO의 전략도 눈길을 끈다.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정 사장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를 들고 나와 포즈를 취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스마트폰을 합쳐 가방에 10개 정도의 휴대폰을 넣고 다니다가 상대에 따라 맞춰 들고 나간다는 게 그의 주장.
그는 “이통사 대표가 휴대폰 많이 쓰는 게 당연하지 않냐”고 반문하며 “소비자가 원하면 어떤 단말기라도 출시해야 하는 게 이통사”라고 덧붙였다.
이상철 LG 유플러스 부회장은 일명 이상철폰인 ‘옵티머스Q(LG-LU2300)’ 대신 맥스(LG-LU9400)를 주로 쓴다. 이 부회장은 1GHz의 고성능 CPU칩을 내장한 이 휴대폰이 스마트폰이냐는 논란이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네이버와 다음이 제공하는 킬러애플리케이션을 미리 설치한 이 휴대폰으로 쉽고 빠르게 제대로 된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
이 부회장은 최근 출시된 옵티머스Q도 최근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부회장 부임 전부터 LG전자와 개발을 진행해 온 ‘옵티머스Q’가 갑자기 ‘이상철폰’으로 불리게 된 것은 이 부회장이 기존 개발 시제품의 대폭적인 수정을 지시한 이후부터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