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 풀뿌리 인간교육을 펼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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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가 교육이다. 아이들은 오랜 시간을 교육에 바친다.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도 엄청나게 많다. 그런데도 교육이 이렇게 가고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

교육문제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교육은 목적하는 바와 실제로 가고 있는 길이 어긋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의 목적은 교육받는 사람에게는 성공과 함께 행복하게 사회에 공헌하는 길을 가르치는 것이고, 사회에서 볼 때에는 사회가 필요한 사람을 기르는 데 있다.

그런데 지금 교육은 어떠한가. 교육은 지식교육에만 편중되어 있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 살아가려면 지식교육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항목을 생각해보면 지식 이외에도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야 하며, 욕망의 노예가 안 되게 자기 스스로를 경영하는 방법도 가르쳐야 하고, 신체를 건강하게 가꾸는 법도 가르쳐야 한다. 또 일을 창의적으로 요령 있게 효율적으로 다루는 능력도 키워야 하고, 사회현상 정치상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법도 가르쳐야 하는 등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능력을 배양해야 비로소 건전한 사회인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제도교육 속에는 이러한 내용이 구호로만 존재할 뿐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절름발이 교육의 폐단은 도처에 팽배해 있다.

이대로 가면 앞으로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 것인가. 결국 국민 각자가 나름대로 힘 닿는대로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 교육이란 가정의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가정에서 인성교육과 인간교육을 부활할 수가 있을까. 많은 부모가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자신 있는 방법과 도구를 찾지 못해 실현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나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은 교육훈련을 받은 바 없는 보통 부모들이 할 수 있고, 아이들도 재미있어 하고 틀림없이 효과가 있는 매우 간단한 방법이다. 요약하면 교훈이 담긴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족이 둘러 앉아서 함께 읽고 서로 경험도 이야기하고 교훈을 지킬 약속을 하는 것이다. 내가 손자들과 함께 한 달에 한 시간씩만이라도 몇 년간을 해보니 아주 좋았다. 이 경험이 아까워 나는 발로 뛰는 풀뿌리 인간교육에 나섰다.

이런 방식은 기업에도 적용된다. 기업에서 젊은 사원들에게 직능교육은 잘 시키는 데 비해 사원을 하나의 독립적인 인간으로 간주해 인간으로서 성숙하고 행복하게 성장시키는 인간교육은 등한시하고 있다. 젊은이를 유능한 사원으로 키우는 동시에 행복한 가정인으로도 성장하게 하는 인간교육을 도입해야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학교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한 달에 한 시간 정도를 할애해 이 같은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가능하다. 대학교육도 참으로 이상하다. 졸업생의 1%도 학자가 되려는 생각이 없는 학교에서 교수는 정력의 대부분을 논문 쓰는 데 바치고 있을 뿐 학생이 장차 사회에 나가서 유용하게 쓸 능력을 가르치는 데는 관심이 없으니 말이다.

교육이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치에 닿지 않는 괴물이다. 그 괴물이 우리 아이들의 시간과 정력을 삼키고 있다. 이것을 근본적으로 바로잡는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조그마한 힘이라도 내서 젊은 어머니들과 젊은 사원들에게 인간교육 하는 법을 가르치느라고 전국을 누비면서 무료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이 운동이 국민운동으로 번지기를 바라면서.

이용태 정보산업연합회 명예회장·건국대학교 석좌교수 ytlee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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