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환 KT 상무는 5월 12일 망중립성포럼에서 “포털사업자나 콘텐츠 사업자가 네트워크 사업자의 망을 이용해 수익을 내면서 망관리 대가 없이 무임승차하는 것은 규제해야 한다”면서 “트래픽 관리 문제로 망 혼잡과 망 사업자의 수익성 훼손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배준동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은 7월 14일 월 5만5000원 이상의 요금제에 가입한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무제한 데이터 사용 도입을 발표하면서 “데이터망 부하를 고려해 일정한 양을 보장해주고, 부하가 발생할 경우 일시적으로 일부 서비스를 제한할 것”이라며 “낮은 요금제에 가입한 가입자부터 순차적으로 동영상 다운로드 및 속도를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식 LG유플러스 홈솔루션(HS)부문 본부장은 7월 15일 와이파이망을 기반으로 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유플러스 박스’를 공개하면서 제조업체들의 스마트TV 시장 진출에 대해 “삼성이나 LG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데 콘텐츠를 직접 제공하기는 어려워 가전 회사의 커넥티드(연결성)에서 수익을 얻는 게 아니기 때문에 IPTV와의 직접적인 경쟁은 없을 것”이라면서 “통신사업자가 망을 깔아 놓으니까 실제 이익은 대부분 다른 사업자가 가져간다는 인식에 대한 (네트워크사업자들의) 의견일치가 서서히 형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네트워크사업자(NO)들은 설비투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 없는 상태로는 설비투자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망을 보유하지 않고 있는 콘텐츠제공업체들이 망 이용대가를 부담하지 않는다면 투자 기업에 대한 역차별로 수익 감소는 물론이고 투자도 상실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네트워크사업자의 지속적인 고민은 차세대 인프라망 확충이다. 제조업에서 설비투자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것과 마찬가지로 망 투자의 시기와 규모는 네트워크사업자들의 미래를 좌우한다. 망 투자가 늦어지면 극심한 트래픽으로 기존 사용자의 피해는 물론이고 새로운 서비스 도입도 미뤄지는 이중고를 겪는다.
이 때문에 최근 지속되는 인터넷 트래픽의 급증은 네트워크사업자에게는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서비스 품질(QoS) 향상을 위해 망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필요한 시점에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
국내 인터넷 트래픽은 2000년 이후 연평균 53%씩 증가하고 있다. 대용량 트래픽을 유발하는 서비스도 속출하고 있다. 소리바다를 필두로 한 P2P 서비스가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했고 여전히 매년 30% 이상의 트래픽을 추가로 유발한다. IPTV도 고화질급 수신 시 15Mbps를 소요하지만 3D 콘텐츠는 두 배인 30Mbps를 점유한다.
트래픽 증가는 유선에서 끝나지 않는다. 시스코는 전 세계 무선 데이터 트래픽이 연평균 152%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모바일 트래픽 중 66%가 동영상(VoD) 시청에 사용되며 모바일인터넷전화로 인한 트래픽도 4%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러한 트래픽 증가가 이통사들의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 데 있다. 미국 이통업체 AT&T는 2009년 전년 대비 데이터 트래픽이 두 배 늘었지만 데이터 매출은 26% 증가에 그쳤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따라서 망 내에서 P2P나 해비유저와 같이 과다한 트래픽을 유발하거나 유선전화, 인터넷전화와 같이 동일 시장 내 경쟁으로 네트워크 사업자의 수익성을 훼손하는 불공평한 무임승차를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네트워크사업자들은 주장한다.
네트워크에 과다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콘텐츠제공업체에 추가되는 망 투자비용을 분담하거나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할 경우 망 임차비용을 부담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네트워크사업자와 서비스사업자 간의 망 제공이나 및 이용에 관한 계약으로 사용자 부담의 원칙을 지켜나가자는 논리다. 망 고도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혁신적인 서비스를 위한 기틀이 마련된다는 뜻이다.
김희수 KISDI 박사는 “2002년 KT의 시가총액이 NHN의 48배였으나 2009년에는 1.27배 수준이 됐다”며 “최근 다량 이용자에 대한 과금 또는 사용 제한 등을 볼 때 국내에도 네트워크사업자들이 혼잡의 주요인이 되는 패킷들에 대해 차등을 주기 위한 기술적 장치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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