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돈줄죄기에 이어 전격적인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을 본격화면서 중소기업의 이자부담이 커지는 등 자금난이 우려된다. 현재 절대 금리 수준이 낮기 때문에 타격은 당장은 크지 않지만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하반기부터 보증비율 하향 등 유동성 지원 정상화 조치에 나선 데 이어 9일 전격적으로 17개월 만에 금리를 인상하면서 출구전략을 본격화했다.
금리인상은 기업의 이자부담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6월 말 기업대출 잔액은 517조9916억원으로 변동금리 대출 비중 70%를 반영하면 금리 0.25%포인트 인상 때 연간 9064억원의 추가 이자가 발생한다.
이에 앞서 정부는 하반기부터 중소기업 보증에 대한 단계적 정상화 조치를 통해 △만기연장 여부는 기관 개별 평가로 결정 △보증비율은 90%에서 85%로 하향 △보증한도는 확대 이전 수준 환원 △핵심 분야에 대한 보증비율 및 보증한도 하향·정상화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의 유동성 정상화조치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금리인상 조치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문제는 금리 인상이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금리 정상화가 시작되면 내년 1분기까지 1%포인트 정도 더 올려놓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미국, 중국의 경기가 둔화하면 한국의 수출도 영향을 받게 되며 기업들은 수출둔화에 따른 타격과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등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져 수출업계의 자금부담이 가중된다”며 “특히 수출기업들의 수출 채산성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대출 금리인상은 상환부담으로 이어져 신규 대출에도 어려움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당분간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지양하고, 수출기업이 자금경색이라는 추가적인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세밀한 후속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세계 경제 더블딥(이중침체) 우려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만약 세계 경제 불안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가 많이 꺾인다면 금리 인상과 맞물려 한계기업 등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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