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성공파도]<356>직장탐구생활-상사에게 억울하게 찍혔어요

간만에 지각한 날, 조회시간 내내 시간 엄수에 대해 잔소리를 한다. 10만년만의 한번 있을 저녁 약속 때문에 먼저 퇴근한 다음날, 나는 상사보다 먼저 퇴근한 싸가지 없는 "요즘 애들"이 되어있다. 한번 아팠을 뿐인데 두고두고 "할 수 있겠어? 이번엔 괜찮을까?"라고 의심하고, 어쩌다 반박했을 뿐인데 `그렇게 쌓인 게 많았어? 이번엔 불만이 또 무언가?`라며 비아냥거린다. 상사의 기억력은 진공 처리되고 냉동처리 되나 보다. 잊지 않고 영구 보관하는 상사의 기억력, Delete 키로 지워버릴 수 없을까?

별일도 아닌데 골골대는 면역성 결핍 환자 같다.

시원찮은 국에 입 데인다고 별것도 아닌 일에 온 신경과 에너지를 뺏기고 있다. 뒤를 보면 웬만한 사람이 겪은 일이고 앞을 보면 대다수가 겪을 일이다. 앞으로도 조직생활 하다보면 내 잘못 남 잘못 가리지 않고 욕도 먹고 탈도 많을 것이다. 매번 그런 일들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것인가? 사람은 한가지 일로 쉽게 홱홱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다. 특히 나이 지긋이 먹은 상사는 오늘 아무리 잘해도 그간의 그를 보고 평가하고, 어제 바닥을 쳤어도 그간의 그의 모습의 한 부분으로 본다. 왜 내게 불똥이 튀었나 억울해하고 왜 내가 덤탱이를 썼나 후회하기 보다 일상의 내 모습이 어떠했나를 자평하자. 어제 일이 계기가 되었을 뿐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결정타는 많은 징후와 복선을 깔고 온다. 하루 아침에 지목하여 매장(埋葬)하지는 않는다. 상사에게 밉보여서 곳곳에 비수가 들어찼다면 오히려 잘 되었다. 우리의 능력은 불쾌감과 동반하여 성장한다. 열골 물이 결국 한 골로 모이듯 이번 기회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자. 실수를 후회할 시간에 실수를 만회할 방도를 찾아야 한다. 길게 보면 상사가 지금 나를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상사가 앞으로 어떻게 진실을 목격하게 할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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