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Review] 디지털케이블 방송- 케이블, 디지털 입고 안방의 주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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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남아공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을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관람하던 김모씨(서울 양천구). 평소에 잘 시켜먹지 않던 피자와 통닭을 시키기 위해 디지털케이블TV에서 동네 가게 정보를 찾았다. 경기 관람 전 몇 대 몇이 될지 예측하기 위해서는 사전 정보 검색도 필수. 가족들과 함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PC가 아닌 TV포털을 이용해 선수 정보를 검색했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경기를 지켜봤으나, 아쉽게도 우리팀이 패했다. 곧바로 이어진 나이지리아와 그리스 경기가 더욱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음날 출근을 생각해 PVR로 녹화만 해두기로 했다.

월드컵을 보면서 김씨가 이용한 디지털케이블 서비스다. 아날로그 케이블TV는 난시청 지역에서도 TV를 볼 수 있다는 것과 다채널이라는 점 정도가 장점이었다. 하지만 디지털은 차원이 다르다. 생각으로만 가능했던 많은 서비스가 디지털 세계에서는 현실이 됐다.

주문형비디오(VoD)와 TV게임을 비롯한 양방향 데이터 서비스는 이미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어 식상할 정도다. 지역 행정기관과 연계한 행정 서비스, 노래방 서비스, 인터넷포털과 연계한 TV포털과 TV에브리웨어 서비스, 지역성을 살린 양방향 맞춤형 광고 서비스 등등. 새로운 디지털케이블 서비스가 줄을 잇고 있다.

◇디지털 세계, 안방의 주인은 누구인가=아날로그 시대에 안방의 주인은 단연 케이블TV였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전체 가구 80% 이상이 케이블TV를 통해 TV를 시청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면서 여러 경쟁자가 나타났다.

양방향을 앞세운 IPTV, 다채널을 앞세운 위성방송, 위성방송과 IPTV의 VoD 결합상품인 쿡TV스카이라이프 등이 케이블의 점유율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지상파방송도 가세했다. KBS는 디지털 전환을 기점으로 무료 다채널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이뷰 플랜을 발표하며 다채널 서비스에 시동을 걸었다.

디지털 경쟁 시대에 케이블이 안방을 뺏기지 않을 전략은 역시 ‘디지털’이다. 디지털케이블은 IPTV처럼 양방향 서비스도 가능하고, 고화질(HD) 영상 서비스도 가능하다. VoD와 실시간 채널을 모두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성’이라는 케이블만의 특성을 살린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CJ헬로비전은 충남 당진군과 공동으로 디지털케이블TV ‘헬로TV’로 다양한 공공·행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당진군 지역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군정 소식 및 민원 안내를 비롯, 주요 관공서 및 의료기관 검색, 지역 내 일자리 소식 등 다양한 지역정보를 제공한다. 여기에 지역 특성을 반영한 영농교육 VoD 서비스 및 금연 클리닉, 당진군 내 버스 노선 검색 및 운행 시간 정보 등 다양한 지역 밀착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맞춤형 디지털 양방향 광고도 디지털케이블만이 제공할 수 있는 특징이다. 씨앤앰은 15개 개별 SO의 디지털 채널에 지역광고를 운영하고 편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올 IP 기반으로 구축했다. 이를 이용해 타깃별로 광고를 달리할 수 있는 방법을 시도 중이다.

GS강남방송은 소득 수준이 높은 강남구가 가진 특성을 이용해 지역광고 외에도 강남TV포털을 운영하고 있으며, ‘강남EA’ 잡지 발간 등 온오프라인 광고 매체를 운영하고 있다.

셋톱박스에 내장된 인터넷 모듈을 활용해 와이파이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케이블TV사업자들이 연합하면 전국 가입자에게 무선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디지털 셋톱박스는 집 안의 홈네트워크를 책임지는 게이트웨이로도 변신이 가능하다. 집의 가장 핵심이 되는 TV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TV를 통해 집안 구석구석을 관리하는 서비스도 조만간 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방송 생태계에도 활력을=디지털케이블은 케이블TV방송사업자(SO)뿐 아니라, 채널사용사업자(PP)들과도 윈윈이 될 수 있는 모델이다. 다양한 서비스로 SO는 보다 높은 수신료를 받을 수 있으며, 이 중 25%를 PP에 배분하는 구조에 따라 PP의 수익도 올라갈 수 있다. PP 수익이 올라가면 보다 수준 높은 방송 프로그램 제작이 가능해지며, 제값을 받는 유료방송 체계도 구축할 수 있다. 디지털 전환과 부가서비스 확충이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 상승을 가져오고, 이것이 결국은 방송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길종섭 한국케이블TV협회장은 “2012년 말에는 디지털케이블 가입자가 1000만가구를 넘어설 것”이라며 “디지털케이블 가입자들이 새로운 방송과 통신 융합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네트워크 고도화 투자도 진행할 것이고 이것은 결국 생태계 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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