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LG, 차이완 부품 `러브콜`

LG도 중국에서 부품 조달 확대 추진

 전자 대기업들이 중국과 대만, 이른바 ‘차이완’의 부품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품질이 나아진 중국과 대만의 저렴한 부품을 조달해 글로벌 세트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최근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부품 품귀난을 해소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국내 부품 업계는 자칫 대기업의 부품 주력 조달지가 한국에서 차이완으로 넘어갈 수 있다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신종균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 사장은 이달 중순 주요 임원들을 대동하고 대만 부품 업계를 방문했다. 부품 구매 담당 임원이 아닌 삼성 휴대폰사업 수장의 방문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전자는 방문 업체나 목적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는 ‘아이폰4G’ 대항마로 내놓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의 부품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판단때문으로 보고 있다. 늘 주도해온 두께 경쟁에서 아이폰4G에 밀린 데다, 이 휴대폰에 안티핑거(AF:지문이 잘 묻어나지 않게 하는 기능) 강화유리가 처음 적용됐기 때문이다.

 국내 한 부품업체 사장은 “갤럭시S에 쓰인 ‘슈퍼아몰레드(AM OLED+터치스크린·TSP)의 가격이 대략 120달러인데, 아이폰 4G에 채택된 망막디스플레이는 50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성이 세트 경쟁력의 핵심 중 하나인 가격에서 충격을 받기 충분한 소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 일행은 대만에서 애플에 TSP를 공급하는 윈텍, 폭스콘, TPK와 저가 TSP업체인 일리 등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AF 강화 유리에 대한 정보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전에도 일반 휴대폰과 보급형 터치폰 용으로 카메라모듈, 인쇄회로기판(PCB) 등을 대만과 중국에서 들여와 썼다. 앞으로는 중고급 스마트폰의 TSP와 강화유리와 같은 핵심 부품까지 조달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LG전자의 TV사업을 하는 HE사업부는 최근 중국산 부품을 분석하는 전담 연구인력을 늘렸다. 중국 업체와 공동 연구개발(R&D)도 확대한다. 이 회사는 최근 전담 연구인력을 배치해 스카이워스와 같은 중국산 디지털TV를 분해해 패널, 메인보드, 파워 장치 등을 집중 분석했다. 중국산 부품의 원가과 성능 수준과 조달 체계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가 당장 공급이 달리는 콘덴서·트랜스코일과 같은 부품을 생산하는 중국 업체에 공정과 품질 관리를 지원하기 시작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 중국산 TV 부품의 소싱이 늘어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전자 대기업의 차이완 부품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은 국내 부품 협력 관계에도 일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관측됐다. 한 휴대폰 부품 업체 사장은 “삼성전자가 대만·중국으로 스마트폰 부품 주력 조달지를 옮긴다면, 국내 부품산업은 생존을 걱정할 정도의 위기 상황에 봉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진호·이형수jholee@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