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과학을 좋은 조건에서 연구하는 센터의 강점이 한국행을 감행하게 했습니다.”
광유전학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뇌 신경 회로망 연구를 의미하는 ‘커넥토믹스(Connectomics)’를 창시한 조지 어거스틴 교수(미 듀크대 신경생물학과)가 과감히 자신의 연구실을 정리하면서 한국행을 택한 이유다.
18일 정식 개소를 앞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세계수준연구기관(WCI)인 기능커넥토믹스센터(CFC)는 막바지 연구실 구축 작업으로 드릴 소리가 요란했다. 임시 센터장 자리에 노트북컴퓨터 한 대를 놓고 한국에서 첫 연구를 시작한 어거스틴 교수는 CFC를 신경과학의 글로벌 허브로 만들겠다는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어거스틴 교수는 “제안을 받고 학회 동료에게 의견을 물었을 때 대부분 한국행을 조언했다”며 “지난 2월 사이언스·네이처 등 저명 과학저널에 CFC 연구진 모집공고를 냈을 때도 매우 우수한 연구자가 많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기능 커넥토믹스는 해부학적 접근에 초점이 맞춰졌던 뇌 신경과학의 의문을 광유전학적 접근으로 효율성 있게 구명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다.
어거스틴 교수는 “쥐의 머리 속에 있는 수백조 개의 뉴런에 일일이 신경자극을 주는 것은 마치 건초더미 속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기능 커넥토믹스는 회로의 기능이 무엇인지를 광유전학적 방식으로 풀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유전학적 접근은 뉴런의 특정한 형태를 표적화해 방대한 뇌세포의 복잡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CFC는 단기적으로는 기능 커넥토믹스 연구를 위한 새로운 방식의 도구를 개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뇌질환 치료 등을 위한 신약을 개발할 계획이다.
처음 시도되는 WCI 모델에 대해서도 어거스틴 교수는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는 “CFC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 세계 우수 신경과학자들이 이 곳에 모이게 될 것”이라며 “언어적, 문화적 이유로 인해 국제 협력망이 탄탄하지 못한 한국 과학계에도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지난해 8월경 CFC 센터장에 대한 첫 제의를 받고 1년도 채 안 돼 개소식을 앞두고 있다. 19년 전 듀크대에서 일을 시작할 때의 경험이 매우 유용했다는 설명이다.
한국 과학계가 안고 있는 과제에 대해 묻자 그는 “한국은 논문의 양적인 숫자는 많지만 논문인용지수에서는 25위권인 것으로 안다”며 “해외에서 한국 과학계와 과학자를 잘 모르기 때문에 잘 알리는 것도 앞으로 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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