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 가격 2년만에 반등

세계 태양광시장이 호전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면서 `태양광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2008년 한때 ㎏당 400달러에 달했던 폴리실리콘 스팟(단기공급계약)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3월 사상 최저 수준인 52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지난 2일 현재 가격은 53달러 선으로 2년 만에 하락을 멈추고 반등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산업의 핵심 원재료다. 업계에선 그동안 공급 과잉 염려로 하락해왔던 폴리실리콘 가격이 올해 들어 미국과 이탈리아 시장 등 신규 수요 증가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한다. 주요 폴리실리콘 생산업체로는 미국 햄록, 한국 OCI, 독일 바커, 노르웨이 REC, 일본 도쿠야마, 미국 MEMC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유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대체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줄었기 때문에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급락했다"며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미국, 이탈리아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급 과잉을 상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오바마 정부가 태양광발전소 보급 확대 추진을 내놓으면서 주요 시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아폴로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재생에너지법, 신재생에너지산업 진흥계획을 통해 태양광을 육성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세금 지원에서 직접 지원형태로 전환해 프로젝트 사업비의 30%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탈리아도 발전차액지원제도를 통해 태양광산업을 키우고 있다.

OCI 관계자는 "2008년 총발전량의 1% 수준이었던 태양광발전량을 각국 정부가 2020년까지 평균 15%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그동안 폴리실리콘 가격이 떨어지며 국내외 중소업체들이 흡수 통합된 것도 남아 있는 업체들에 호재"라고 말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올해 들어 안정세를 보이다 최근 반등하자 국내 업체들의 시장 진출이 예상되고 있다. 폴리실리콘에서 태양전지 모듈까지 수직계열화를 노리고 있는 한화를 비롯해 삼성 SK 등 대기업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폴리실리콘 원천 기술업체인 대만 SREC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현재 울산 공장에서 시범생산을 앞두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제품 순도나 원가경쟁력에서 앞선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연내 상업성 검토를 끝내겠다"고 전했다.

삼성도 삼성정밀화학이나 삼성석유화학을 앞세워 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유럽 중국 등 기존 업체를 인수해 태양광 사업을 신수종으로 키울 방침이다.

기존 업체들은 주요 그룹의 시장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OCI는 생산원가를 줄이는 등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 유럽 선두기업들의 폴리실리콘 생산원가는 ㎏당 25~26달러 수준인데 OCI도 이와 유사한 가격 수준으로 알려졌다. 올해 완공할 제3공장이 가동하면 총 2만7000t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KCC와 한국실리콘은 각각 6000t, 3200t의 폴리실리콘 생산설비를 가동했다. 웅진은 올해 말 5000t의 생산설비를 가동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대기업의 무분별한 시장 진출을 경계하는 눈치다. 단기 가격 상승을 기회로 폴리실리콘 제조 기업이 늘어나면 또다시 가격이 폭락하는 악순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문일호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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