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톱/민승욱 아이피큐브파트너스 대표 "지식재산관리로 고부가가치 창출"

 인텔렉추얼벤처스(IV)와 같은 특허전문기업들은 10배 이상 가격으로 매각한다는 전제로 특허 등 지식재산(IP)을 매입한다. 이 때문에 이들 기업을 ‘특허 괴물(Patent Troll)’이라고 부른다. 지식재산사회에 들어선 지금 이들 특허괴물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 질 전망이다. 잠재 매입대상에게 연구비를 대주는 IV사의 사례를 통해 이들의 적극성은 쉽게 확인된다.

 이들의 공세에 ‘맞짱’을 선언한 국내 기관이 있다. 정부 자금 지원을 받아 지난 2월 출범한 아이피큐브파트너스다. 국내 1호 특허관리회사 꼬리표를 달게 된 회사의 초대 대표는 우연하게도 인텔렉추얼벤처스(IV)코리아 설립을 주도한 민승욱(43) 씨다. 3개월여 조직 구성작업을 끝내고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있는 민 대표.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 나선 그는 회사 비즈니스모델인 지식재산관리서비스가 우리나라에 잘 맞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에 재직 시 신사업을 찾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IV에 들어가 보니 회사 비즈니스모델이 국내에는 없던 것으로 우리나라에 가장 필요한 모델이었습니다. 우리가 제때 뛰어들지 않으면 크게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재료공학 분야 전문가로서 제조가 아닌 서비스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았다는 설명이다. 그가 회사를 설립한 이유기도 하다. 민 대표는 KAIST 재료공학사, 카네기멜론대 재료공학 석·박사로 삼성코닝정밀유리에서 3년여간 재직했다. 민 대표는 이어 “국내에는 이공계 출신으로 뛰어난 인재가 많다”며 “이들이 이 분야에서 충분히 능력을 발휘한다면 우리나라가 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민 대표는 앞으로의 경영전략도 공개했다. 각 2인으로 구성된 발명과 특허 2개 팀이 활동한다. 민 대표가 포함된 발명팀의 활동이 흥미롭다. 미래 구현 가능한 기술 또는 제품에 적합한 아이디어 또는 발명을 매입한다. 예컨대 휴대폰이 앞으로 어떻게 진화해 나갈 것인가를 미리 내다보고 거기에 적용할 수 있는 발명과 아이디어를 확보하는 형태다. 최근 뜨고 있는 사용자인터페이스(UI)에 촉각은 물론이고 미각·후각 등의 적용이 가능한지를 고려한 후 해당되는 발명들을 매입하고 추가적인 개발을 통해 국내외에 특허로 등록한다. 민 대표는 “우리는 단순 매입이 아니라 가능한 미래 모델을 제안하고 발명가와 지속적으로 토론해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허팀에서는 국내 대학·연구소·기업들이 보유한 특허를 해외 특허관리회사에 앞서 선점한다. 그리고 국내 기업이 외국 특허소송으로부터 보호받는 동시에 기술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매각 또는 라이선싱도 추진한다.

 민 대표는 국내 특허 인식의 재정립 필요성을 역설했다.

 “물건을 사고 파는 행위는 너무나 다양하게 발전했습니다. 특허는 아직까지 물물교환에만 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 특허로 대출을 받거나 리스(임대차)를 하는 등 다양한 모델이 등장할 것입니다. 하나의 산업으로 여러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입니다.”

 연구자들에게도 따끔한 한마디를 던졌다. 대학에서 평가할 때 단순히 특허를 몇 개 출원했는지보다는 특허로 얼마를 벌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허를 내고 특허비만 나간다면 오히려 감점을 줘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민 대표는 과거 우리나라에 앞서 일본이 서양문명을 받아들였던 것을 예로 들며 “특허관리라는 새로운 산업을 배타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도 능동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아이피큐브파트너스가 그 첫 성공사례로 기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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