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피해자 90%가 아시아인…기후변화 남의 일 아니다”

Photo Image

박연수 소방방재청장 제4차 AMCDRR 개최 브리핑서

“전 세계 재난의 38%가 아시아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재난 피해자의 90%가 아시아인이다.”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이 11일 오전 세종로 장부중앙청사에서 기자브리핑을 열고 오는 10월25~2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제4차 UN 재해경감 아시아각료회의(AMCDRR) 개최 계획을 설명하면서 한 말이다.

AMCDRR에 대한 브리핑에 앞서 박 청장은 지난 30년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재난피해자 10명 중 9명이 아시아인이라며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 직접 노출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삶을 위협하는 기후변화가 특히 아시아 지역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는데, 최근 30년간 전 세계 자연재해의 38%가 아시아에서 발생했지만 피해자 수는 90%에 이른다”고 말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08년까지 전 세계에서 발생한 자연재해 8711건 가운데 3341건이 아시아에서 일어났다. 비율로 치면 38.35%다. 그러나 전체 피해자 52억7971만명 가운데 아시아 지역 피해자는 47억4209만명에 이른다. 박 청장의 설명처럼 아시아인이 전 세계 재난피해자의 89.81%를 차지하는 것이다. 같은 기간 재난으로 인한 사망자 수에서도 아시아가 53.62%로 가장 많다.

이에 대해 박 청장은 “인구가 많은 탓도 있지만, 그만큼 아시아 지역이 재난에 취약하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우리나라도 최근 ‘100년만의 폭설’ ‘100년만의 황사’ ‘100년만의 봄추위’ 등 기상이변이 잇따르고 그에 따른 피해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1912년부터 2008년까지 96년간 세계 평균기온이 0.74℃ 오른 데 비해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그 두 배인 1.5℃가 올랐으며, 가뭄,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이 앞으로 더 심각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기후변화가 남의 나라 일이 아님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박 청장은 제4차 UN 재해경감 아시아각료회의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박 청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재앙에 살아남기 위한 대응이 곧 방재’란 생각에 ‘기후변화적응을 통한 재해위험경감’이란 의제로 회의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이번 회의는 미국, 일본 중국,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62개국 재난관리 각료(장·차관)와 유엔인도지원국(UNOCHA), 유엔환경계획(UNEF), 세계은행 등 UN기구 및 NGO 대표 등 800여명이 참석해 솔루션(구체적 대책)을 찾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회의 개최 목적이 국격 향상이나 이니셔티브 확보에 앞서 ‘기후변화대응 방재실천계획’에 대한 논의를 거쳐 아시아·태평양 여러 나라가 재난피해 경감을 위해 실질적으로 협력하기 위해서라는 뜻이다.

박 청장은 또 “소방방재청이 태풍진로에 따른 피해예측을 위해 개발한 방재정보시스템(TCDIS)에 여러 나라가 관심을 갖고 지원받길 원하고 있다”면서 “이번 회의를 통해 방재정보시스템과 피해조사자동화시스템, 지진재해대응시스템 등 국내 첨단 방재기술을 소개하고 필요한 나라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난포커스 (http://www.di-focus.com) - 이주현 기자(yijh@di-focu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