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세상만사]‘폴란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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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러시아 서부 스몰렌스크 공항에서 ‘레흐 카친스키(Lech Aleksander Kaczynski)’ 폴란드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가 추락해 97명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참변이 일어났다.

 폴란드 대통령을 태우고 바르샤바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현지시각으로 10일 오전 10시 56분경 모스크바에서 350㎞ 떨어진 스몰렌스크 공항 활주로 부근에 추락했다. 사고 비행기에는 카친스키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군 참모총장, 국가안보국장, 야당 대선 후보인 하원 부의장, 중앙은행 총재, 외무차관 등 폴란드 최고위급 정부 인사들이 모두 탑승하고 있었으며 전원 사망했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초기인 1940년 옛 소련의 비밀경찰이 폴란드군 2만2000명을 처형한 ‘카틴 숲 학살 사건’ 추모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하던 차 사고를 당했다. 악천후에 의한 조종과실이 유력한 사고원인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가 지도자들을 한꺼번에 잃은 폴란드는 이번 주를 ‘국가 애도 주간’으로 선포하고, 긴급각료회의를 여는 등 비상체제를 가동했다. 폴란드 헌법에 따라 하원의장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60일 내에 조기 대선이 실시될 예정이다.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은 1949년생으로 바르샤바 대학에서 법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엘리트 출신의 정치 지도자다. 2005년 10월 대통령에 당선됐고 임기를 8개월 남겨둔 채 재선을 준비하고 있었다. 레지스탕스 아버지 밑에서 출생한 카친스키는 형과 함께 12세 때 어린이영화 ‘달을 훔친 두 아이’에 출연하기도 했다. 1980년대에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과 함께 반공반소 민주화 운동인 자유노조 연대파업을 주도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한국과 수교 20주년을 맞아 2008년 12월 한국에도 방문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7월에 답방한 바 있다. 장례식은 18일 폴란드 남부 크라코프에 있는 노틀담 성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폴란드 민주화를 위해 전 생애를 바친 카친스키 대통령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