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제치고 신재생에너지 투자 ‘톱’

중국이 지난해 신재생 에너지 투자 규모에서 미국을 제치고 최선두 국가로 부상했다. 전통 산업에서 시장 규모를 앞세워 지배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미래 성장산업에서는 기술 주도권도 확보하겠다는 무서운 기세다.

11일 미국 민간 연구소인 퓨채리터블트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투입한 돈은 무려 346억달러(약 38조63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위인 미국의 투자 규모 186억달러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많은 규모다. 지난해 전 세계 신재생 에너지 투자 금액 1620억달러 가운데 21%를 웃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경기 침체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정책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벤처 투자나 기술력에서는 여전히 앞서 있지만, 제조업 역량은 중국에 뒤지는 실정이다. 실제 이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태양전지 셀과 풍력 터빈 생산 능력에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양 에일런 그린피스 기후에너지프로그램 이사는 “중국은 5년 전부터 신재생 에너지 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제도적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전세계 신재생 에너지 시장의 선두가 될 기회를 잡았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15%를 신재생 에너지로 채운다는 목표로 10개년 장기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핵발전소와 풍력 발전소, 태양광 발전소 등을 건립하고 신재생 에너지 기술 개발에 수십억위안 규모의 예산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에서는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9.9%를 신재생 에너지가 차지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이 작년 풍력 발전 용량 설비를 증설한 규모는 1만3000MW로, 단일 국가가 한해 1만MW급 이상의 용량을 늘리기는 처음이다. 지난 5년간 매년 두 배 가까이 설비 증설을 추진해 온 결과, 풍력 발전 용량은 현재 2만5000MW로 미국·독일에 이어 세 번째다.

퓨채리터블트러스트는 올해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 규모가 2000억달러로 작년에 비해 23%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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