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KT 벤처 어워드] 벤처, KT에 할 말있다.

 “KT와 일하는 벤처기업 중 돈 벌었다는 곳이 없다. 스타기업을 만들어달라.”

 8일 열린 ‘올레 KT 벤처 어워드 커뮤니티 데이’에 자리를 같이 한 역대 수상팀들이 ‘금기’를 깼다. KT협력업체 문제를 직접 거론한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로 수상하고, 창업까지 했는데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는 것이었다.

 대상 업체를 선정하고 상을 주는 데까지의 KT 시스템은 나무랄데가 없다. 실제로 KT는 수상팀 선정까지 통산 2번 이상의 프리젠테이션을 응모자들에게 요구한다. 응모작에 대해 KT는 사내 전문가 100명을 동원, 크로스체크에 들어간다. 각 응모팀에는 멘토가 2명씩 붙어 자료작성과 기술구현 등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까지 해준다.

 여기까지다. 어워드 수상 업체 선정 이후 KT의 후속 지원 시스템은 그 이전 단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후진적이라는 게 해당 수상팀들의 지적이다. 뽑고 나서 키우는 시스템을 완성해야만이 권위를 높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 수상팀 관계자는 “수상팀 가운데 대박 업체 하나만 나오면 KT 벤처 어워드 위상은 수직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수상팀 관계자는 “시상금 몇 푼 건네고 말 것이라면 이 상의 미래는 어둡다”며 “수상팀 대부분이 개인 또는 초기단계의 소규모 벤처니만큼 전략적으로 업체당 단돈 1∼2억원만 투자해줘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근열 이쓰리넷 전략기술마케팅 본부장은 “KT의 투자는 다른 투자자들의 돈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유인 효과가 있다”며 “KT가 일종의 ‘마중물’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KT의 대벤처 투자 전략은 대체로 보수적이며, 전담 직원들의 인사이동이 잦아 장기적 관점에서 책임감있게 벤처 투자를 밀어 붙힐 수 있는 내부 시스템도 아쉽다고 전 본부장은 덧붙혔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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