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의 앞날…파급 효과 엇갈려?

‘아이패드’… 과연 성공할까. 일단 성공 조짐이 엿보였다. 출시 전부터 기대치를 높이더니 3일(현지시각) 애플 제품 판매점 앞 줄이 길게 이어진 것. 줄 앞을 차지한 애플 마니아의 뒤로 일반 소비자의 선택이 얼마나 길어질지 지켜볼 때다. 국내 전문가들에게 ‘아이패드’의 앞날을 물어보았다.

◇김진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아이패드는 PC와 휴대폰의 간격을 잇는 중요한 IT기기가 될 것이다. 아이패드가 (한국에) 출시되면 국내 전자책(e북) 제조기업들의 타격이 클 것이다. 아이패드는 아이폰 콘텐츠 유통에 한계를 느꼈던 기업에 기회를 줄 수 있다. 신문 콘텐츠와 책 유통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제 PC는 ‘쿼드코어 CPU’를 탑재하고 엄청난 용량의 하드디스크를 장착해 개인의 서버와 같이 변했다. 사람들은 방에서 PC를 쓰고 거실에서는 아이패드를 이용해 간단한 웹 검색과 콘텐츠를 소비할 것이다. 삼성을 비롯한 국내 제조기업들은 하드웨어 경쟁력은 뛰어나다. 하지만 애플처럼 콘텐츠 유통 생태계를 갖추지 못한 것이 정말 안타깝다.

◇허진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특별히 하드웨어적으로 놀랄 만한 것은 아니라 판단된다. 애플의 약점이었던 배터리가 11시간까지 쓸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 미칠 효과는 당분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마이크로소프트(MS) 익스플로러 기반의 웹사이트가 많은 것도 국내 서비스에 취약성이 많다.( 이렇게 되면 표시 안 되는 x박스가 많을 수도 있고, 접근 불가한 페이지도 있을 수 있음.) 다만 주목할 것은 PC를 많이 안 써본, 예를 들면 부모님 세대들도 아이패드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 PC보다 쉽다는 인식 때문이다. 또한 초기에는 교육 분야 특히 학원이나 교회 등에서 채용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콘텐츠 관련 업체들은 전자책 등을 개발하겠지만 국내 출시 이전까지는 미미할 것으로 본다. 외신에 미국에서 현대자동차가 에쿠스를 사면 사용설명서를 아이패드에 넣어서 준다니까 고가품용 마케팅용으로도 괜찮다고 본다.

◇이관훈 CJ헬로비전 대표=아이패드가 상징하는 것은 또 하나의 변화다. 아이패드라는 기기 자체뿐 아니라 여러 가지 융합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많은 기기들이 계속해서 출현할 것으로 생각한다. 아이폰, 아이패드, 그 다음에 또 무엇이 있을 수 있다. (국내 방송 시장에는) 영향이 크긴 하겠지만, 오픈 플랫폼에 대한 큰 충격은 아이폰으로 이미 겪은 바 있다. 순식간에 불어닥친 열풍에 따라 사업자들도 급격한 변화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 때문에 아무 준비 없이 폭탄을 맞은 아이폰 출시 때보다 충격이 덜할 것 같다. 오픈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를 이끌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박형봉 LG전자 부장(PC 총괄)=아이패드에 대한 단말기 성격과 관련해 논란이 분분한데 일종의 엔터테인먼트 단말기라고 생각한다. 주로 업무용으로 많이 쓰는 노트북 개념이기 보다는 집에서 동영상을 손쉽게 보고 신문·책과 같은 콘텐츠를 즐기는 게 목적이다. 애플이 생각하는 타깃도 그쪽일 것이다.

시장을 일부 잠식하지만 아이폰 만큼의 파급력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태블릿 개념을 확산해 태블릿 제품을 알리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아직 출시 전이라 속단하기 힘들지만 (국내 시장에) 큰 영향 없을 것이다. PC쪽에는 별 영향 없다. PMP· e북과 같은 제품이 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본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