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비즈,또 다른 코리아의 힘]<3>기후변화를 넘어서자(8) 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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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쇳물 생산을 목표로 막바지 건설이 한창인 현대제철 당진 일관제철소에 첫 제철 원료가 입하, 친환경 설비인 원료처리시설에 입고됐다. 현대제철 녹색제철소에 본격 시동이 걸린 것이다.

현대제철이 세계 최초로 적용하는 밀폐형 제철원료 처리시스템은 철광석과 유연탄 등의 제철원료를 옥내에 보관하고 밀폐형 원료 하역기와 벨트컨베이어를 이용, 원료 운송에서부터 철강제품 생산단계까지 제철원료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는 세계 최초로 돔형 원료저장시설로 원료저장 과정뿐만 아니라 하역에서부터 처리까지 전 과정을 밀폐형으로 운영해 소음과 비산먼지를 대폭 줄인 ‘친환경 일관제철소’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제철소를 향해=현대제철이 종합철강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일관제철소의 또 다른 비전은 바로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제철소 건설’이다. 제품 경쟁력과 함께 환경분야에서도 최고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정몽구 회장의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현대제철은 이를 위해 이미 선진국에서 검증된 환경기술을 적용, 원천적으로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발생한 오염물질도 최적의 관리시스템으로 제거하는 사전 설계방법을 도입했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철강원료를 밀폐식으로 관리하는 ‘밀폐형 제철원료 처리시스템’이다. 일관제철소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비산먼지를 원천 제거하는 기술로 현대제철이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현대제철은 이와 함께 철강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와 오폐수를 처리, 원료의 저장부터 제품 생산 후 폐기물질 처리까지 완벽한 친환경 제철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배기가스의 경우 굴뚝 자동측정장치(TMS)를 설치해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오염정도를 24시간 감시, 관리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대기오염물질을 처리하기 가장 어려운 소결공정 배기가스의 경우 미세먼지는 전기집진기로 우선 제거한다.

황산화물(SOx)은 수산화칼슘으로 고형화시켜 여과집진기로 1차 제거하고 2단 활성탄 흡착설비를 이용, 남아있는 SOx와 질산화물(NOx), 다이옥신 등을 처리한다.

2단 활성탄흡착설비는 독일에서 입증된 최신 기술로 이를 적용할 경우 법적 규제치 보다 훨씬 낮은 농도의 배기가스를 방출할 수 있다는 게 현대제철의 설명이다.

오폐수도 화학반응조와 생물학반응조 등을 통해 우선 처리한 다음 활성탄 흡착설비를 포함한 고도처리시설을 통과하게 해 재이용률을 최대화한다. 고도처리를 통해 오염물질이 제거된 물은 해안선에서 300m 떨어진 바닷 속에서 확산 방류하는 방식을 채택, 해양 오염을 방지한다는 설명이다.

◇에너지 재활용률 높아=현대제철은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것 외에도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에너지와 부산물도 남김없이 재활용한다.

일관제철소는 일반적으로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어느 공장보다 에너지 재활용률이 높은 곳이다. 일관제철소 주요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가스와 열기를 최대한 모아 자체 발전소를 가동하는 동력으로 활용하거나 기체를 데우는 데 사용한다.

이에 현대제철은 한국중부발전과 함께 고로와 코크스 설비, 제강설비 등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부생가스를 활용해 시간당 400㎿의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를 건설 중이다. 연간 350만㎿h의 전력을 생산하며 일관제철소 전력소모량의 80%를 담당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화석연료를 사용해 350만㎿h의 전력을 생산하려면 연간 113만톤에 달하는 석탄이 소요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은 332만톤에 이르지만 부생가스로 발전을 하기 때문에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뿐만 아니라 철강제품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도 대부분 재활용된다.

철광석을 환원시키는 환원제와 제철용 연료로 쓰이는 코크스와 가연휘발성 가스를 정제하는 공정인 화성공정에서 발생하는 콜타르·조경유·유황 등 화성부산물은 피칟카본블랙·벤젠·톨루엔·자일렌·인산질 비료 같은 화학산업분야의 원료로 전량 재활용된다. 현대제철 일관제철소의 경우 연간 800만톤의 철 생산량 기준으로 18만톤에 이르는 화성부산물이 발생한다.

고로 및 제강공정에서 발생하는 슬래그 부산물은 슬래그 시멘트나 도로 노반재, 골재 등으로 재활용되며 연간 354만톤에 이른다. 20평 아파트를 짓는 데 약 54톤의 골재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매년 20평 아파트 6만5000 가구를 짓는 데 필요한 골재를 대체하는 양이다.

연주 및 압연공정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슬러지·스크랩류 등은 고로와 전로 등의 원료로 재활용된다.

◇세계 최초 자원순환형 그룹=현대제철은 1953년 국내 최초의 철강업체로 출범한 이후 환경경영을 최우선으로 실천해왔다.

특히 전기로 제강 조업을 통해 자연에 버려진 채로 방치될 경우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철 스크랩을 연간 1100만톤이나 재활용, 철근과 H형강 등 주로 건설자재에 사용되는 철강재로 재생산함으로써 자원재활용 업체로 성장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올해부터 당진 일관제철소에서 고로 조업이 시작되면 현대차 그룹은 세계 최초의 자원순환형 그룹으로 도약하게 된다.

기존 ‘철근 및 H형강 제조(현대제철)→토목 및 건설공사에 활용(현대엠코)→철스크랩 재활용(현대제철)’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전기로를 중심으로 한 자원 순환고리에 ‘쇳물 및 열연강판 제조(현대제철)→자동차용 냉연강판 제조(현대하이스코)→자동차 생산 및 폐차처리(현대기아차)→철스크랩 재활용(현대제철)’으로 이어지는 고로를 중심으로 한 자원 순환고리가 추가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이번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로 자원순환형 구조를 구축, 세계적인 친환경 그룹으로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 제철소의 상징, 밀폐형 원료처리시스템

밀폐형 원료처리시스템. 현대제철이 친환경제철소로 불리는 이유다. 이 시스템은 지난 2006년 10월 일관제철소 기공식 당시 세계 최초로 일관제철소에 도입하기로 발표된 바 있다.

밀폐형 원료처리시스템은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됐다. 기존 야적장에 쌓아두던 제철원료를 전량 옥내에 보관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일관제철소는 철광석과 유연탄 등 제철원료를 야적장에 쌓아둔다. 심한 바람으로 인해 제철원료의 미세한 가루가 바람에 날려 인근 지역을 오염시킨다. 대책으로 제철원료 표면에 경화제를 뿌리고 야적장 주변에 고가의 방진망을 설치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 왔지만 한계가 있었다.

아이디어는 곧 구체화됐다. 현대제철은 철광석을 저장하게 될 원형 원료저장고 5동과 철광석·유연탄·부원료 등을 저장하게 될 선형 원료저장고 4동 등 총 9동의 밀폐형 원료처리시설을 세계 최초로 일관제철소에 적용했다.

원형저장고에 올려진 돔 지붕은 지름 130m, 높이 65m의 야구장만한 초대형 크기로 3기의 원형저장고와 4기의 선형저장고를 합칠 경우 철광석 190만톤, 석탄 80만톤, 부원료 25만톤 등 약 45일분의 제철원료를 보관할 수 있다.

이 시설은 친환경제철소를 구현함과 동시에 기존 개방형 원료처리시설에 비해 원료 적치 효율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밀폐형이다보니 기상 상태와 상관없이 운전할 수 있어 원료 관리비용도 절감된다.

철광석을 기준으로 평당 32톤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개방형 원료처리시설에 비해 2.5배가량 효율이 높다. 원료저장 부지의 면적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현대제철은 보관뿐만 아니라 운송에서도 친환경 설비를 적용했다. 밀폐형 연속식 하역기와 밀폐형 벨트 컨베이어를 이용해 선박에서부터 원료처리시설까지 철광석과 유연탄을 운송, 바람이 심한 제철소의 비산먼지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했다. 원료저장고에서 후공정 시설인 소결공장과 코크스 공장으로의 원료를 이송하는 데도 밀폐형 벨트컨베이어가 적용된다.

◆탄소저감 캠페인‘Hi Green’

현대제철은 주력 사업 외에도 자체적으로 녹색경영을 실천,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현대제철 사내 캠페인인 ‘Hi Green’이 바로 그것. Hi Green은 사내 임직원들의 온실가스 이해와 저감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실질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2009년 하반기부터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녹색봉사단 구성을 통한 ‘1사 1산 지킴이’ 활동 △어린이 환경교실을 연계한 ‘어린이 환경지킴이’ 활동 △실생활에서 탄소 줄이기를 실천하는 ‘1인 1톤 탄소줄이기’ 활동 △에너지관리공단과 연계한 ‘에너지빼기 사랑더하기’ 활동 등 4개 활동으로 구성된다.

1사 1산 지킴이 활동은 인천·포항·당진 등 현대제철 공장 소재 3개 지역에 녹색봉사단을 구성, 식목행사와 산불방지 캠페인, 훼손산림 정비 등 숲 가꾸기 활동을 벌인다.

현대제철은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8일 민간기업 최초로 산림청과 ‘숲사랑 실천 협약’을 체결하고 녹색환경 조성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어린이 환경지킴이 활동은 현대제철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어린이 환경교실과 연계해 진행된다. 어린이들에게 환경과 에너지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녹색가계부를 쓰게 해 실생활에서의 탄소저감 활동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향후 체험수기를 공모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9월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1인 1톤 탄소줄이기 활동을 펼쳐 개인 컴퓨터의 절전모드 사용을 의무화하고 저층 엘리베이터 사용 절제, 종이컵 사용 자제 등을 실천하고 있다.

2000명의 임직원이 탄소줄이기 활동에 참여할 경우 약 2098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으며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1억6000만원이 절약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빼기 사랑더하기’ 활동은 에너지 사용량이 가장 많은 7∼8월 두 달간 절감한 전기요금만큼 참여단체의 이름으로 겨울철 소외계층에 연탄을 기증하는 활동으로 현대제철은 인천공장과 포항공장·당진공장 등 3개 사업장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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