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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똑똑한 우리
‘눈송이들은 너무 쉽게 흩날린다. 하지만 이들이 한데 뭉쳤을 때 만들어내는 것을 보라.’
미국의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인 버진모바일USA는 2000명의 온라인 고객 집단인 ‘인사이더’를 선발해 휴대폰 디자인, 서비스 명칭 등을 결정할 때 이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고객의 의견을 모아 실제 서비스 개발 과정에 적용하고 참여 고객에게는 무료통화 등을 제공했다. 지식을 공유하고 제품과 서비스 개발 과정에 외부전문가나 비전문가 등의 참여를 유도해 혁신을 이루는 ‘크라우드(crowd) 소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차별화된 요금제와 콘텐츠로 버진모바일만의 시장을 창출, MVNO 시장 2위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었다.
여러 명이 모여 만드는 집단지성은 ‘한 명의 천재보다 100명의 일반인이 더 똑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 분야에서 입증하고 있다. 특히 제품 개발이나 결함 보완 등에서 획기적인 성공을 거뒀다. 모질라의 오픈소스 브라우저 ‘파이어폭스’는 3억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소스 코드가 공개돼 있어 개개인이 필요에 따라 수정할 수도 있다. 결정적으로, 결함이 발생했을 때 전세계의 개발자들이 한번에 투입되면서 몇 시간 안에 고쳐진다.
또 저자들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로 만들어지는 집단 지성은 비즈니스를 위한 새로운 전략의 차원을 넘어 비즈니스에 대한 기존 관념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런 혁명은 기업의 일부 기능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 고객관리, 마케팅, 생산, 자금조달, 조직관리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이 책 역시 집단지성의 산물이다. 저자들은 집단지성에 대한 책을 쓰려고 마음먹었을 때부터 획기적인 발상을 했다. ‘wearesmarter.org’라는 사이트를 개설해 전 세계에서 책을 함께 만들어갈 자원자들을 모은 것이다. 워튼스쿨, MIT 슬로안스쿨 등 세계 최고의 경영대학원을 비롯한 수천 명의 소셜 네트워킹 전문가들이 모였고, 그들은 책을 위한 집단지성을 만들어냈다. 배리 리버트·존 스펙터 지음. 김정수 옮김. 럭스미디어 펴냄. 1만3000원.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