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기후변화 경쟁력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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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대한 국내기업의 경쟁력이 바닥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과 에너지관리공단이 지난해 말 1738개 에너지 다소비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계 기후변화 경쟁력지수(KCCI)’ 조사 결과, 국내 기업들의 기후변화 경쟁력이 100점 만점에 평균 36.3점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 기후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는 ‘시장기회’ 점수는 19.3점, 온실가스 감축정책에 협력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정책협력’ 점수는 25.2점, 기후위험을 줄이기 위한 실제적인 투자를 나타내는 ‘기후성과’ 점수는 27.4점으로 조사됐다.

반면,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능력을 나타내는 ‘기후위험’ 점수는 72.6점으로 다른 부문보다 월등히 높게 나왔다.

특히 조사에서는 기후경영방침을 시행하거나 수립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79.0%를 차지하고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한 사업장 비율이 68.9%에 달해, 기업들이 지난해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 경쟁력지수는 업종별로 금속(39.5점), 제지목재(36.7점), 식품(35.9점), 화공(35.4점) 등이 다소 점수가 높았다. 업종별 우수기업은 삼성전기·고려제지·씨제이 제일제당·아모레퍼시픽·코오롱·삼성코닝정밀유리·한국동서발전 등이 선정됐다.

박태진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국내 기업들이 기후변화로 창출되는 신규시장인 청정개발체제(CDM)와 탄소펀드 투자에 소극적임이 드러났다”며 “기업의 기후변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저감 실적을 향상시키고 시장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민·관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술적·경제적 부담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에 대기업이 기술·자금을 지원하고, 온실가스 감축으로 발생된 탄소배출권으로 투자비를 회수하게 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속가능경영원에 따르면 산업계는 이번 기후변화 경쟁력 지수가 에너지 사용량 신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돼 정확성이 높고 우리 기업 실정에 적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앞으로 이 지수가 기업의 녹색경영 평가와 탄소정보 공개방식의 기본 틀로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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