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노키아가 이끌던 휴대폰 시장 혁신의 무게 중심이 북미로 빠르게 옮겨갔다. 애플, 림 등이 창의적이고 톡톡 튀는 기술로 모바일 유행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로이터에 따르면 전세계 휴대폰 매출 및 시장점유율 1위인 노키아가 지난해 4분기 북미에서 2008년 동기 380만대에 비해 7% 이상 하락한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노키아는 휴대폰 혁신 시장이라고 할 애플리케이션 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노키아의 앱스토어인 ‘오비스토어’에서 1일 평균 100만개의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하는 데 그쳤지만, 애플 ‘앱스토어’ 판매고는 이보다 열 배 이상이다. 지난 2003년 출시한 게임 플랫폼 ‘엔게이지’는 결국 판매가 중단되는 운명을 맞았다. 내비게이션, 지도 등 새로운 서비스에 있어서도 경쟁사들의 뒤를 따라가는 데 그쳤다.
스마트폰 운용체계(OS) 시장에서도 47%를 점유하는 노키아의 ‘심비안’을 ‘블랙베리(21%)’, ‘아이폰(15%)’ 등이 따라붙었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업계의 혁신을 애플과 구글 같은 새로운 도전자들이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네일 머우스톤은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이른바 ‘아메리카나이징(Amerianizing)’은 지난 2004년 모토로라가 ‘울트라 슬림 레이저’를 출시했을 때부터 시작됐고, 이후 블랙베리, 아이폰, 안드로이드까지 북미 발 혁신이 멈추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미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공격도 만만치 않다. 중국 화웨이는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점유율을 넓힌 데다 대만의 HTC, 한국의 삼성·LG전자도 휴대폰 분야에서 노키아의 거친 상대로 부상했다. 경쟁사들이 빠른 속도로 노키아의 지분을 빼앗고 있는 것이다.
노키아는 최근 북미 지역에서 33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했다.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최고경영자는 “북미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모바일 혁신의 중심이 유럽에서 실리콘밸리로 이동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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